최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고 있지만 펀드 환매와 함께 투신권에서 매물이 출회되면서 코스피 지수는 장중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5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고, 투신은 10거래일째 '팔자'를 이어갔다. 이날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지수는 다소 갈팡질팡하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3079억원이 감소했다. 지난 1일 1022억원이 순유입된 이후 10일째 자금 이탈세가 계속된 것이고, 2조3599억원이 빠져나갔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러한 펀드 환매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익 개선 전망과 외국인 매수세 등을 감안하면 지수의 상승속도를 늦추는 요인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랩어카운트 잔고 증가와 연기금 매수세 등 역시 펀드환매 부담 경감 요인으로 꼽았다.
박승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펀드 환매로 인한 투신권의 순매도 강화는 국내 증시의 상승 흐름을 훼손하는 부분"이라면서도 "이는 건전한 펀드시장 구축을 위한 과정이며, 최근 주식형펀드 환매 강도는 비이상적으로 강하기 때문에 이후 유출 규모는 소폭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식형 펀드에서의 환매강도 강화가 기관들의 매도강화로 연결될 수 있다"며 "시장이 더블딥(일시적 회복 후 재침체)에 대해 과민 반응을 털어내고 반등에 성공했지만 수급적인 영향으로 속도전의 랠리보다는 완만한 우상향의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아울러 최근 일본정부의 개입으로 엔화 강세 흐름이 주춤하면서 엔화강세 수혜주로 분류되던 자동차 등의 업종이 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엔고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본 정부의 시장개입으로 엔화 강세의 속도를 늦추거나 그동안 가파르게 진행된 데 따른 조정의 빌미는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기본적으로 방향성을 완전히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일본 정부의 환시장 개입으로 환율이 다시 세계 증시에서 중요한 변수로 부각될 수 있는 시점"이라면서도 "자동차, 조선, 가전, 기계업종 등 관련 업종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지만, 크게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2003년 일본 정부가 환시장에 개입했으나 실패한 사례가 있고, 일본의 양적완화정책 강도가 미국에 비해 약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엔화 강세의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 확대 가능성이 낮고, 중국의 외환보유고 다변화 정책으로 인한 일본 채권 선호 현상 역시 이러한 상황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전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증시는 고용상황은 호전되고 있으나 제조업 경기는 위축되고 있다는 내용의 엇갈린 경제지표들이 발표되면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0.21% 상승한 1만595.14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0.03%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0.08% 올랐다.
한경닷컴 오정민·변관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