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서울정상회의,참 좋은데 표현할 방법이 없네요. "

사공일 주요 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 준비위원장(사진)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인터넷을 달구며 유행하고 있는 한 중소기업 경영인의 TV광고 대사 "산수유,남자한테 참 좋은데…. 직접 말하기도 그렇고…"를 흉내낸 것.

사공 위원장은 이날뿐 아니라 최근 사적인 자리에서 똑같은 농담을 빼놓지 않고 한다. 사공 위원장이 TV광고 인기 대사를 패러디한 것은 G20정상회의의 중요도에 비해 국민들의 인식이 낮다는 고민을 우회적으로 털어놓은 것이다.

사공 위원장은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는 우리나라의 국격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도 많은 국민들이 잘 모르고 있다"며 "G20 정상회의 의미와 중요성을 좀더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지만 결코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사공 위원장은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시청률이 높은 코미디 토크쇼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해 홍보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제안까지 받았다는 얘기도 소개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최근 한 회의 자리에서 모 방송 코미디 토크쇼인 '무릎팍 도사'에 나가 홍보해 보지 않겠느냐고 농반진반 얘기했다"고 전했다. 서민들은 G20의 'G'가 'group'의 약자인지 모른 채 'great'나 'grand'로 잘못 아는 경우도 많고,일단 복잡하면 관심을 접기 때문에 알기 쉬운 홍보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사공 위원장의 고민은 G20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서 일하는 150여명의 준비단원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다. 준비위는 최근 G20정상회의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를 알아보기 위해 자체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인식도가 상당히 낮아 공개도 하지 못하고 있다. 준비위 관계자는 "G20 정상회의를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지만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G20준비위는 이달 말까지 홈페이지(www.seoulsummit.kr)를 통해 G20정상회의 관련 퀴즈를 매일 한 개씩 올려 당첨자에게 서울 G20 정상회의 홍보대사인 박지성과 김연아의 친필 사인이 새겨진 축구공과 스케이트 등을 선물로 주는 이벤트도 마련 중이다. 또 18일부터 27일까지 추석 연휴를 맞아 대국민 이벤트를 진행한다. 서울역 등 전국 주요 역사와 만남의 광장 등 고속도로 휴게소 10곳에 김연아와 박지성이 그려진 포토존이 설치되며 여기서 찍은 사진을 홈페이지에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홍보대사의 친필 사인이 담긴 상품을 준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