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화학은 우리네 삶의 '사용 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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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서 인생을 배우다 | 황영애 지음 | 더숲 | 256쪽 | 1만4000원
두 개의 회사가 인수 · 합병(M&A)을 통해 한 회사가 되면 으레 최고경영자(CEO)들은 '화학적 결합'이란 단어를 꺼내든다. 왜 하필 화학적 결합일까.
40년간 화학을 연구해 온 학자가 쓴 《화학에서 인생을 배우다》에 이 물음에 대한 답이 들어 있다. 1+1의 물리적 결합은 2이지만 화학적 결합은 2가 되지 않는다. 수소 분자 둘을 합치면 30% 이상이 겹쳐져 그 모습이 안정적이고,정답기까지하다. 통합 조직의 CEO가 바라는 것처럼….
그래서 저자는 화학은 중요한 기초학문일 뿐만 아니라 우리네 인생의 '사용 설명서'라고 얘기한다. 헬륨 · 네온 · 제논 · 라돈 등은 원자 혼자서 존재하는 단원자 분자다. 이 분자들은 다른 원소들과 달리 독립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해서 '고귀한 기체(noble gas)'라고도 불리는데,그 용도 또한 그렇다. 제논은 체내에서 쉽게 제거되므로 마취제로 쓰이고,라돈은 방사성 요법에 사용된다.
중성자의 역할에 대한 해석도 흥미롭다. 겉보기엔 아무 역할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반발하는 양성자들을 꼭 붙잡고 있다는 것.여기서 "어떤 사람도 헛되고 미약한 것은 없다"는 삶의 진리를 찾아낸 저자는 "저마다 잘났다고 갈라서는 사람들 사이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힘으로 그들의 손을 잡아주는 인생을 살고 싶다"고 말한다. 산소는 더 필요로 하는 곳이 있으면 옮겨가지만 담배나 연탄가스 속의 일산화탄소는 헤모글로빈과의 결합력이 산소보다 200배 이상 강력해 한번 결합하면 잘 떨어지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너무 집착하는 것은 그 사람을 불행하게 하는 일산화탄소 같은 것이라고 저자가 말하는 이유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40년간 화학을 연구해 온 학자가 쓴 《화학에서 인생을 배우다》에 이 물음에 대한 답이 들어 있다. 1+1의 물리적 결합은 2이지만 화학적 결합은 2가 되지 않는다. 수소 분자 둘을 합치면 30% 이상이 겹쳐져 그 모습이 안정적이고,정답기까지하다. 통합 조직의 CEO가 바라는 것처럼….
그래서 저자는 화학은 중요한 기초학문일 뿐만 아니라 우리네 인생의 '사용 설명서'라고 얘기한다. 헬륨 · 네온 · 제논 · 라돈 등은 원자 혼자서 존재하는 단원자 분자다. 이 분자들은 다른 원소들과 달리 독립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해서 '고귀한 기체(noble gas)'라고도 불리는데,그 용도 또한 그렇다. 제논은 체내에서 쉽게 제거되므로 마취제로 쓰이고,라돈은 방사성 요법에 사용된다.
중성자의 역할에 대한 해석도 흥미롭다. 겉보기엔 아무 역할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반발하는 양성자들을 꼭 붙잡고 있다는 것.여기서 "어떤 사람도 헛되고 미약한 것은 없다"는 삶의 진리를 찾아낸 저자는 "저마다 잘났다고 갈라서는 사람들 사이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힘으로 그들의 손을 잡아주는 인생을 살고 싶다"고 말한다. 산소는 더 필요로 하는 곳이 있으면 옮겨가지만 담배나 연탄가스 속의 일산화탄소는 헤모글로빈과의 결합력이 산소보다 200배 이상 강력해 한번 결합하면 잘 떨어지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너무 집착하는 것은 그 사람을 불행하게 하는 일산화탄소 같은 것이라고 저자가 말하는 이유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