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 가덕도와 경남 거제시 장목면을 잇는 거가대교 해저터널 연결식이 13일 열렸다. 바다 밑 도로인 침매(沈埋)터널의 마지막 18번째 함체(컨테이너 모양의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가 연결되자 3.7㎞의 해저터널이 지상으로 올라왔다. 공사가 시작된 지 5년.부산과 경남이 해저터널과 거가대교로 뚫리는 순간이었다. 각종 전기 공사 등이 완료돼 오는 12월 개통되면 동남권 경제권이 새롭게 부상하게 된다.

◆왕복 4차선 바다 밑 도로

이날 부산 가덕도 천성마을 선착장.거가대교가 시작되는 이곳에서 차로 10분쯤 들어가자 터널 연결현장이 나왔다. 바닷속에 가라앉혀(沈) 묻는다(埋)는 침매공법이 완성되는 곳이었다. 바다 밑을 파 도로 모양을 한 사각형의 함체를 묻는 첨단 해저터널 공법이 바로 침매공법이다. 지상과 연결된 후 차를 몰고 10분쯤 터널 속으로 들어갔다. '수심 18m,침매터널 가덕지점 3.7㎞'라는 표지판을 만났다.

해저터널은 왕복 4차선이었다. 공사 차량이 육지터널과 마찬가지로 드나들기 시작했다. 차를 타고 침매터널을 지나면 바다 위 지상에 있는 거가대교를 만난다. 저도와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 3주탑도 볼 수 있다. 거가대교는 전체길이가 8.2㎞.거가대교 현재 공정률은 94%.12월9일 개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침매터널은 기술의 보고

해저터널은 늘 불안감을 준다. 하지만 "괜한 걱정"이라는 게 시공사인 대우건설의 설명이다. 도로 중간에는 90m마다 만약의 차량출동과 화재 등 사고에 대비해 사람이 대피할 수 있는 장소를 구축했다. 바닷속에 잠겨 있는 함체 위쪽도 안전하다고 했다. 함체는 바다 밑바닥에 묻혀 있었고 돌을 그 위에 쌓아 안전성을 높였다. 콘크리트 구조물도 2~4m 정도 두께여서 선박 등의 충돌에 대비했다. 진도 6~7의 지진과 터널 상단부에 10만t의 무게하중이 걸렸을 때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침매터널 공법은 5개의 세계 기록을 가지고 있다. 조립식 터널 블록 한 개의 길이가 180m로 세계에서 제일 길다. 건설구간의 수심이 48m로 침매터널 공사 중 가장 깊다. 10~30m의 뻘층인 매우 약한 해저기반 위에 1.5m 자갈층을 깐 뒤 함체를 얹은 최초의 침매터널이다. 지진과 해일 등 자연재해에 대비하고 물이 새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더블 세그먼트조인트'라는 이중 접합방식으로 터널 블록을 연결했다는 점이다.

◆동남 경제권 급부상

다리가 개통되면 부산과 경남 거제 간 통행 거리가 140㎞에서 60㎞로 짧아져 소요 시간이 2시간10분에서 50분으로 단축된다. 거제에 집을 두고 부산으로 출 · 퇴근하거나 단시간 쇼핑할 수 있는 거리로 좁혀지는 셈이다. 부동산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통과 서비스 산업도 기존 지도와 달라지게 된다. 항만은 물론 조선과 자동차,기계산업의 상호교류가 확대되고,물류비도 연간 4000억원이 절감된다. 인력들의 교류 역시 활발해져 인력 구하기도 쉬워지고,관련 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남해안시대 관광벨트의 하나로 부산~거제~남해~여수~목포를 잇는 새로운 관광 코스가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