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 대한 기관의 '러브콜'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러 있으면서 지주회사로서의 대채제 역할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기관의 사자세에 힘입어 LG의 주가도 그간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돌파한 이후에도 LG의 상승세가 지속될지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지난 7월12일부터 전날까지 45거래일간 LG주식 1168만주, 9678억8800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LG의 주가는 36%나 급등했다.

오후 2시48분 현재 LG는 전주말보다 600원(0.67%) 오른 9만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주까지 순매수를 이어갔던 기관이 1만300주 정도의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는 중이다. 대신 외국인이 1만9000주를 순매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LG의 주가 전망에 대해 각기 다른 분석을 내놨다. 한국투자증권은 LG의 자체 모멘텀(상승동력)이 강화돼 추가 상승여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 증권사 이훈 연구원은 "지난 2분기를 기점으로 LG의 재무구조는 527억원 순현금으로 전환됐다"며 "LG는 연간 잉여현금흐름(배당전)이 4000억원을 웃돌아, 3~4년 후에는 현금보유액이 1조원에 근접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는 신규 성장동력 확보라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다.

이훈 연구원은 "2007년 LG가 태양광발전소를 설립해 자회사들의 태양광 투자를 활성화시켰듯이, LG 자체적으로 신규사업 진출이 활성화될 전망"이라며 "이를 통해 자회사 대안투자의 의미에서 벗어나 자체 모멘텀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김장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의 저평가 국면이 해소돼, 상승여력이 제한적일 것을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최근 LG의 주가를 이끈 것은 비상장 자회사의 실적호조와 기업공개(IPO) 기대감이었다"며 "IPO는 올해와 내년까지 검토되는 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상장이 거론되는 LG CNS, 서브원, 실트론, LG MMA 등은 여전히 실적개선 가능성이 높아 이익확대가 기대되는데, 굳이 이 시점에 상장시켜 다른 투자자에게 지분이나 배당금을 나눠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또 "비상장사들의 실적개선 모멘텀도 제한적"이라며 "네 개 비상장사의 LG 순자산가치(NAV) 대비 비중은 13% 정도로, 이들의 실적개선이 LG NAV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