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문사들이 잇따라 유상증자를 결정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문형 랩 열풍을 주도해온 브레인투자자문은 지난 9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45만주(22억5000만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금융투자협회에 공시했다. 신주 발행가는 주당 1만원(액면가 5000원)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브레인투자자문의 자본금은 61억5000만원에서 84억원으로 늘어난다.

이는 내년 헤지펀드 스타일의 사모펀드가 허용되는데 대비한 포석이다. 사모펀드를 운용하려면 자본시장법 상 집합투자업 인가를 받은 자산운용사로 자본금이 80억원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는 "사모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 운용업을 준비하기 위해 자본을 확충키로 했다"며 "아직 헤지펀드 스타일의 사모펀드 도입에 대한 구체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미리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부진한 실적 때문에 자본금을 늘려 도약의 계기로 삼으려는 자문사도 있다. 스틱투자자문은 주주배정 방식으로 30만주를 유상증자한다고 지난달 30일 발표했다. 30억원인 자본금을 45억원으로 늘리기 위해서다. 전자레인지용 부품업체인 디피씨의 자회사인 이 자문사는 지난해 1분기 11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매분기 순이익이 1억~2억원에 그치고 있다.

디피씨 관계자는 "실적이 좋지 않다보니 자문업을 하는데 위축돼 있다"며 "자본금을 늘려 안정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자신있게 운용하기 위한 의도에서 증자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6일에는 매분기마다 흑자와 적자를 반복하고 있는 유리치투자자문이 자본금을 28억7000만원에서 40억원으로 늘리는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문형 랩 인기를 등에 업은 자문사와 그렇지 못한 자문사 간에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며 "운용 규모가 1조원이 넘어가는 최상위권 자문사가 있는가 하면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자문사도 많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