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고야(名古屋)에서 9일 열린 신한금융지주의 재일동포 주주 상대 설명회는 무겁고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낮 12시부터 나고야 메리어트호텔에서 신한금융 재일교포 대주주 원로모임인 '간친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열린 설명회장에서는 신한금융과 일부 주주들 간의 이견으로 고성이 터져 나오는가하면 하면 회사측 변호사가 중간에 퇴장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신한은행 고문 변호사인 정철섭 법무법인 푸른 대표변호사에 따르면 이날 행사는 정환기 간친회 회장의 개회사에 이어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의 인사말 순으로 이어졌다.

인사말이 끝난 뒤 원우종 신한은행 상임 감사와 정 변호사가 차례로 신 사장의 배임과 횡령 혐의를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했다.

특히 원 감사는 설명회장 앞쪽에 설치해둔 파워포인트를 이용해가며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정 변호사는 기자들에게 "신 사장의 혐의에 대해 구체적인 증거까지 제시했다"면서 "이런 범죄를 놓고 어떻게 (고소 없이) 그냥 넘어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변호사를 대동하지 않고 온 신 사장은 자신이 직접 주주들의 감정에 호소하는 방법으로 `결백'을 주장하며 대응했다.

신 사장은 정 변호사에 이어 발언 기회를 얻어 "나는 웃는 낯으로 왔는데 변호사까지 데려왔느냐. 나도 변호사를 데려올 걸 그랬다"며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나.

섭섭하다"며 회사측을 공격했다고 정 변호사가 전했다.

이어 재일동포 주주 중 한 사람이 "변호사는 밖으로 나가라"라고 요구, 정 변호사는 설명회장 밖으로 쫓겨나다시피 퇴장했다.

정 변호사에 이어 설명회장 밖으로 나온 일부 재일동포 주주들은 두 사람이 한 사람을 일방적으로 궁지로 몰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오사카(大阪)에서 왔다는 60대 여성 주주 한 명은 "A(라 회장)와 C(이 행장)가 B(신 사장)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것이라는 증거가 드러났다"며 "회사측에서 B의 범죄에 대해 뭔가 설명하긴 했지만 설득력이 없더라. B가 행장으로 있을 때 밑에 있던 직원들은 뉴욕 같은 곳으로 다 보내놓고 A와 C가 만든 일이라는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주주는 또 "일을 이렇게 크게 벌려서 회사 신용과 주가를 떨어트리고, 매스컴에서 떠들게 한 사람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나는 수천만엔의 손해를 봤는데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잠시 회의장 밖으로 나온 신 사장은 "회사측이 변호사까지 대동한데 대해 불공평하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에 "불공평하지만 내가 변호사를 데려오지 않은 것을 어떻게 하겠느냐"며 "(회사측에서) 메모를 통해 (변호사에게) 빨리 진행하라고 독촉하기도 하더라"라고 불만스러워했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는 오사카 출신인 히라카와 요지 선이스트플레이스코퍼레이션 대표이사를 제외한 3명의 사외이사와 신한금융지주측 인사를 비롯해 50∼6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고야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최현석 기자 chungwon@yna.co.kr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