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먼웰스게임(영연방경기)을 앞두고 델리 시가 길거리 소와 개 처리에 부심한 가운데 원숭이까지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9일 현지 일간지 힌두스탄타임즈에 따르면 선수단 숙소에서 채 2km도 떨어지지 않은 델리 동부 마유르 비하르를 중심으로 야생 원숭이가 크게 늘어 사람들을 공격하거나 집안을 뒤져 먹을 것을 훔쳐가고 있어 지역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원숭이들은 마을 도로를 활보하고 무리를 지어 공원 등에 모여 있다가 열려진 문이나 창문으로 집안에 들어와서 냉장고를 열고 음식물을 꺼내가고 있으며 사람들을 공격, 물어 뜯거나 할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7일 이 지역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원숭이 무리에게 공격을 받아 심하게 다쳤으며 결국 인근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또 다른 여성은 원숭이들이 열린 현관을 통해 들어와서 냉장고 문을 여는 것을 보고 공포에 질려 남편에게 전화하던 중 원숭이 두 마리가 공격하는 바람에 실신했다가 이웃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비원들도 물리고 있으며 지난 3월에는 메이드 한명이 허벅지를 물려 15바늘이나 꿰매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힌두스탄타임즈는 또 주민들이 고용했던 원숭이 조련사 한명이 심하게 공격받아 결국 사망했을 정도로 원숭이들이 포악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원숭이 공격이 잇따르자 주민들이 델리시개발국(MCD)에 원숭이 포획사(Monkey Catcher)를 보내달라고 요청했으나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MCD 측은 총 8명의 원숭이 포획사가 델리 시 전체 12개 구역을 나눠 관리하고 있어 인원이 부족하다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MCD는 원숭이 포획사들에게 마리당 450루피를 주고 원숭이를 잡아 다른 지역으로 옮기도록 하고 있으며 2007년 3천419마리, 2008년 3천455마리, 2009년에는 2천971마리를 포획했으나 올해는 8월말 현재까지 1천18마리를 잡는 데 그쳤다고 신문은 밝혔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진영 통신원 eagle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