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간밤에 재밌는 걸 내놓았습니다.구글 인스턴트(Google Instant).검색어 입력이 끝나기 전에 무얼 찾는지 예측해 결과를 보여주는 서비스입니다.<광파리>를 검색하려고 검색창에 <광>을 입력하는 순간 관련 최상위 검색어인 <광복절> 검색 결과가 뜹니다.<광>에 이어 <파>자를 입력하면 <광파리> 검색 결과가 나타납니다.<리>자를 입력할 필요도 없고 엔터키를 누르지 않아도 됩니다.

검색 이벤트는 샌프란시스코 모던아트뮤지엄(MOMA)에서 열렸습니다.현지시간 오전 9시30분부터 11시까지,한국시간 새벽 1시30분부터 3시까지 계속됐습니다.저는 퇴근 후 소파에 쓰러져 한참 동안 자다가 일어나 구글 이벤트를 지켜봤습니다.유튜브 채널에서 비디오 생중계를 봤는데 화질이 전혀 끊기지 않고 좋았습니다.텍스트 라이브 블로깅은 리드라이트웹에서 봤습니다.

구글 인스턴트 프리젠테이션은 검색 총괄 VP인 마리사 메이어가 했습니다.왜 인스턴트를 내놓았을까요? 인스턴트를 쓰면 뭐가 좋을까요? 한 마디로 스피드,검색시간 단축입니다.메이어는 검색어를 입력하는데 9초,검색결과가 뜨는데 15초,합해 24초 걸린다고 말했습니다.그런데 검색어를 모두 입력하기도 전에 원하는 검색 결과가 뜨니 시간이 단축되죠.평균 2.5초 줄어든다고 합니다.

메이어는 구글 인스턴트와 관련해 “검색의 근본적 변화”라고 했습니다.“입력하는대로 찾아주는 게 아니라 입력하기 전에 찾아줍니다”,“무얼 입력하려고 하는지 예측해 실시간으로 검색결과를 보여줍니다”,“구글은 10년 전 만우절 때 ‘입력하기 전에 찾아줍니다(search before you type)’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는데 그대로 됐습니다.” “크롬,파이어폭스,사파리,익스플로러8에서 가능합니다.”

프리젠테이션 도중에 검색 담당 임원 두 사람이 무대에 올라 설명을 계속했습니다.샌프란시스코 날씨(weahter)를 알아보려고 컴퓨터에 를 입력하는 순간 검색 결과가 뜹니다.박수가 터져나옵니다.구글 인스턴트는 PC에서만 가능한 게 아닙니다.올 가을 휴대폰에서도 인스턴트 검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휴대폰에서는 자판이 작아 입력이 불편한데 인스턴트가 적용되면 좋아지겠죠.

검색 엔지니어도 무대에 올라 기술적인 내용을 설명했습니다.생김새가 인도계로 보이는 사람입니다.“구글은 오래 전부터 시도했습니다.예측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실시간 검색을 해도 소용이 없죠.예측이 가능해지면서 내부 테스트를 했고 수백만명을 대상으로 외부 테스트도 했습니다.” 에이작스(AJAX)가 어떻고 자바스크립트가 어떻고 최적화가 어떻고… 기술 얘기도 했습니다.

구글은 지난해 검색에서 500가지 새로운 걸 시도했다고 합니다.일부는 근본적인 변화였는데,구글 인스턴트는 큰 변화랍니다.검색이 더 빨라지고 재밌어지고 인터랙티브로 바뀐다는 것이죠.메이어는 “구글 인스턴트는 검색에서 퀀텀 도약”라고 했습니다.구글 이용자들이 검색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연간 3억5천만 시간 절약해줄 거라고 합니다.프리젠테이션 골자는 이 정도입니다.

인스턴트 같은 중요한 걸 발표하면서 구글 최고경영자(CEO)나 창업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상하겠죠.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이 질의응답 때 무대에 올라 질문 하나에 답했습니다.CEO 에릭 슈미트는 독일 베를린에서 8일 폐막한 IFA 컨러펀스 클로징 키노트를 했죠.그는 모바일 디바이스가 사용자가 원하는 걸 끊임없이 자동으로 검색해서 알려주는 시대가 곧 온다고 말했습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다음 네이트 사이에 검색 경쟁이 뜨겁습니다.네이트는 시맨틱웹을 들고 나와 점유율 10%대를 확보했지요.다음은 점유율 20%대를 유지하고 있고 14일 새로운 검색 서비스에 관해 공개합니다.네이버는 시장을 지키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기술만 놓고 보면 다들 구글한테 한참 뒤져 보이는데 맞짱들 날은 언제쯤 올지 모르겠습니다. <광파리>

광파리 블로그에서 원문을 보시려면 http://blog.hankyung.com/kim215/blog/27248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