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구의 경찰관이 50대 여성을 번쩍 들어 유치장에 집어던지고는 문을 닫는다.

이 여성은 실신했다가 잠시 후 정신을 차리고 비틀거리며 일어선다.

그러자 그녀의 왼쪽 눈에서 샘솟는 피가 바닥에 뚝뚝 떨어진다.

경찰서에서 벌어진 일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같은 광경이 동영상으로 공개되면서 영국 사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영국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은 2년여 전 영국 남부 멜크스햄의 한 경찰서에서 파멜라 서머빌(57.여)이 마크 앤드루스(37)에게 무참히 폭행당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5일 공개했다.

서머빌의 증언에 따르면 시장조사원인 서머빌은 2008년 7월3일 런던에 사는 딸을 방문하기 위해 자동차를 몰고 윌트셔에 있는 집을 나섰다.

서머빌은 도중에 잠시 차를 세워두고 차 안에서 음악을 듣다 잠들었는데 한밤중에 깨보니 자동차 배터리 방전으로 시동을 걸 수 없어 차 안에서 밤을 새기로 했다.

그러나 악몽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경찰관들이 순찰차를 타고 오더니 서머빌에게 다짜고짜 수갑을 채우고는 경찰서로 연행해갔다.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한 재판에서 서머빌이 당시 음주측정을 거부해 체포했다고 밝혔지만 서머빌은 자신이 왜 경찰서로 끌려갔는지 지금도 알지 못한다.

유치장에 구금된 서머빌은 다음날 오전 경찰 의료요원으로부터 알몸 수색을 당할까 봐 유치장 밖으로 나가자마자 앤드루스 경사와 맞닥뜨려 무참히 폭행당했다.

앤드루스 경사의 만행은 유치장에 설치된 CCTV에 고스란히 저장됐다.

앤드루스 경사는 당시 현장에 있던 동료 경찰관의 신고로 법정에 서게 됐으며 유죄를 선고받았다.

형량은 오는 7일 선고될 예정인데 앤드루스 경사는 최대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이 사건으로 눈을 다친 서머빌은 지금도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없으며 정신적 고통도 겪고 있다.

서머빌은 "차라리 도심 한복판에서 깡패들에게 맞았더라면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쉬웠을 것"이라며 "지난 2년 동안 정신적 트라우마를 극복하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