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도 천연기념물 상록수림-연리목 피해"

제7호 태풍 '곤파스'가 충남 서해안을 관통하면서 보령지역 섬지역을 초토화했다.

2일 섬 주민들에 따르면 보령에서 53㎞ 떨어져 가장 멀리 위치한 외연도의 경우 이날 새벽 2시부터 세찬 바람으로 정전이 발생, 이날 오후 1시까지 전기공급이 중단되는 등 150여가구 550여명의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강풍으로 지붕이 날아가고 유리창이 파손된 가옥도 30여채에 이르고 있으며, 일부 주민들이 자가발전용으로 시설한 태양열 반사판도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등 훼손됐다.

또 이 마을 뒤쪽 능선을 따라 형성된 후박나무와 동백나무 등 천연기념물 제136호인 상록수림도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절반 정도가 잘려 나갔다고 섬 주민들은 전했다.

특히 상록수림 중앙부에 있는 연리목인 '사랑나무'도 이번 태풍으로 뿌리가 뽑히고 두 나무를 연결하는 가지 부분도 잘려나가 이제 이곳에서는 사랑나무를 볼 수 없게 됐다.

상록수림 관리인 남궁호재(42)씨는 "상록수림 전면부는 80% 이상 나무가 뽑히거나 중간 부분이 부러져 뒤엉켜 통행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섬의 유일한 교육시설인 외연초등학교는 복도 연결시설물이 바람에 날아가고 교내에 심어진 소나무 등이 뿌리째 뽑히는 피해를 보았다.

대천항에서 13㎞ 떨어진 삽시도 등 다른 섬지역도 피해는 마찬가지다.

태풍소식에 어선들이 항포구로 긴급 피항해 피해는 없지만, 대부분의 조립식 건물인 이 섬의 주택 가운데 3-4채는 완파됐고, 30여채가 반파됐으며, 지붕파손 가구도 25채에 이르고 있다.

또 호도에서는 교회건물이 완파됐으며 원산도는 주택 1채가 완파된 가운데 반파된 가옥이 140여채에 이르고 있다.

이밖에 가두리 양식장도 태풍을 피해갈 수 없어 모두 6개소 양식시설이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주민 최영환(53.외연도리)씨는 "외연도가 태풍의 중심권에 들어서면서 지붕이 날아가고 마을에 심어진 나무의 절반은 부러지는 등 아수라장으로 변했다"며 "태어나 이런 피해는 처음 본다"고 절박한 심정을 쏟아냈다.

(보령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j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