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달러 규모의 바이오펀드를 운용하는 스티븐 버릴 미국 버릴앤드컴퍼니 대표(사진)는 2일 "이달 말 한국 내 첫 번째 투자대상 기업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5년 안에 성장 가능성이 있는 중소벤처 10~15개사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최 '바이오 코리아 2010'에 참석차 방한한 버릴 대표는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40년이 넘는 바이오투자 경험에 비춰 기술 개발 경력이 20년이 넘고 기술 저변이 넓은 기업 중 투자대상을 선별하겠다"며 "한국에서 1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가진 회사들이 우리를 찾아와 상담하길 바라며 우리도 이런 기업의 장점을 다른 투자회사에 적극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버릴 대표는 전 세계 90여개 바이오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바이오펀드 운용 전문가로,2002년 미국의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카'가 선정한 세계 과학기술계 주요 인물 50인에 들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지식경제부와 함께 1000억원 규모의 '버릴-KB 신성장동력 사모투자전문회사'를 출범시키고 결성금액 중 60% 이상을 국내 유망 바이오 · 제약 분야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의 바이오 진출과 관련,"미국에서는 강소 벤처기업을 거대 바이오기업으로 키우는 게 일반적인 방법이지만 일본의 경우 기린이나 재팬타바코는 바이오기술 개발이 일천함에도 파트너십과 M&A를 통해 몇 년 사이에 바이오 업계 신흥강자로 떠올랐다"며 "한국은 산업구조 특성상 대기업이 전략적 제휴,바이오 전문기업의 분사,역량 있는 기업의 인수에 나선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