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8 · 29 부동산대책'으로 30일 건설주와 은행주가 모처럼 동반 상승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한시 해제 등 예상보다 강도 높은 방안이 대책에 포함된 덕이다. 주택경기 회복 기대로 시멘트 철근 등 건설 소재주들도 일제히 강세였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소외된 업종들이 업황 회복과 저평가를 앞세워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이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는 조선주도 관심 종목으로 떠올랐다.



◆'8 · 29 대책'에 은행 · 건설주 반등

이날 코스피지수는 30.57포인트(1.77%) 급등한 1760.13에 마감해 7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26일 내줬던 60일선(1734)도 되찾았다. 27일 다우지수가 10,000선을 회복한 데다 장중 일본과 중국 증시가 나란히 1% 이상 상승하자 투자심리가 한결 가벼워졌다.

모처럼 전 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그동안 부진했던 건설 · 은행주 강세가 눈길을 끌었다. GS건설(5.44%) 대림산업(5.66%)은 5% 이상 급등했고 우리금융(4.17%) KB금융(3.13%) 신한지주(2.99%) 등 은행주들도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철근 비중이 큰 동국제강(5.68%) 동부제철(3.93%)과 한일시멘트(3.01%) 동양시멘트(2.86%) 등 건설 소재주도 주택경기 회복 기대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정상협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건설업계가 요구했던 DTI 비율 상향 조정보다 훨씬 강력한 한시적 폐지안을 정부가 내놨다"며 "단기적으로 건설주 반등 모멘텀으로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달 주택 거래량이 소폭 늘고 가격 하락률은 둔화됐다"며 유망 종목으로 현대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등을 꼽았다. 은행주에선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KB금융이 상대적으로 부동산 대책 효과가 크다는 의견이다.

다만 허문욱 KB투자증권 이사는 "가계대출이 국내총생산(GDP)의 63.8%에 달하고 주택담보대출도 342조원으로 높은 수준임을 감안하면 주택 관련 리스크는 여전히 크다"며 "플랜트와 엔지니어링 비중이 높은 삼성물산 현대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 대형 건설사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은 조선주 주목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3.96%(900원) 오른 2만3650원에 마감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외국인이 221억원어치 사들이며 순매수 1위에 올려놓은 덕분이다. 외국인은 최근 1주일간 대우조선해양을 554억원 순매수한 것을 비롯 삼성중공업(333억원) 현대미포조선(317억원) 현대중공업(133억원) 등 조선주를 집중 매수 중이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 전망이 밝아졌고 저가 매력도 부각되자 조선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BNP파리바증권은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수주 목표치의 81%를 이미 달성했고 2분기 영업이익률도 6.9%로 실적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투자의견을 '축소'에서 '보유'로 올렸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도주가 없는 상황에서 은행 건설 조선 등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으로 수급이 몰리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