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시화공단에 있는 다원시스(대표 박선순).이 회사는 직원들이 인근 한양대 ERICA캠퍼스나 산업기술대 등에서 석 · 박사학위 취득을 위해 공부할 경우 등록금을 전액 대준다. 기업이 발전하려면 직원들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박선순 대표(50)의 '공부론'이 배경이다.

KAIST 박사 출신의 박 대표는 "현재 박형진 차장이 인근 대학의 박사과정에,3명의 직원이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라며 "이미 5명이 석사학위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간부급은 경영에 대해 알아야 한다며 인근 대학에 2개월 코스로 '다원시스를 위한 맞춤형 MBA과정'을 개설해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에 전원 수강토록 하고 있다. 업무 종료 후 자체 세미나도 실시해 이에 참여하면 1만원의 수강료와 특근수당을 지급하는 등 직원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는 첨단 전원장치를 만드는 업체다. 대표적인 게 핵융합 관련 전원장치다. 국가 차원의 핵융합 발전 연구 프로젝트에 전원장치를 공급한다. 플라즈마 전원장치,태양광 CVD 전원장치 등도 만든다.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다 보니 인재가 필요하고 이를 교육을 통해 양성해 쓰는 것이다.

경남 진주와 경북 상주에 공장을 둔 나노도 마찬가지다. 케임브리지대 박사 출신의 신동우 대표(50)가 운영하는 이 회사의 종업원 가운데 5명이 회사 장학금으로 석사나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3명이 재학 중이다. 이들이 학교를 갈 땐 공부시간도 충분히 할애해준다. 직원 100명 가운데 연구 · 개발(R&D) 인력만 20명에 이를 정도로 기술을 중시하는 업체다. 이런 인력을 토대로 지금까지 총 13건의 특허 등을 확보했다. 이 회사의 사훈은 '종업원을 행복하게 해주자'이다.

나노는 발전소용 탈질촉매 제품 등을 만들어 국내 발전소에 납품하는 것은 물론 독일의 대표적 발전회사인 EnBW와 프랑스 국영전기공사 eDF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경기도 화성에서 치과용 디지털 촬영장비 등을 제조하는 바텍(회장 노창준)은 석 · 박사과정 재학시 기본적으로 50%의 학비를 대주며 회사의 특별 승인이 있을 경우 100% 지원한다. 회사 관계자는 "이 방침에 따라 현재 센서기술본부의 이문영 과장이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중소 · 벤처기업들이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도 직원들의 석 · 박사학위 취득을 위한 지원에 적극 나서는 것은 글로벌 경쟁 시대에는 첨단기술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동우 나노 대표는 "중소 · 벤처기업의 경우 인재를 스스로 키워야 하기 때문에 이를 실천하고 있다"며 "이 경우 직원의 애사심 증대와 회사의 고급 인력 양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