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BizⓝCEO 기획특별판 입니다 >

"몇 년이 걸리더라도 중단 없이 계속적으로 법적 투쟁을 이어가겠습니다. 이 길만이 후배 안과 의사들을 살리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

대한안과의사회(www.eyedoctor.or.kr) 백내장수가대책위원회의 이찬주 위원장은 요즘 어깨가 무겁다. 지난 6월 말 정부의 일방적인 백내장 DRG(포괄수가제)수가 인하에 대한 행정고시를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이 1차 기각되면서 애초에 구상했던 대책을 다시 원점으로 돌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사실 집행정지 가처분의 기각보다는 가처분 신청과 동시에 제기한 본안소송에서 승소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수가 인하를 결정한 법안의 부당함에 대한 본안소송에 철저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행정고시에 따라 1차적으로 지난달부터 내년 6월까지 백내장수술의 DRG수가를 병원 -4.0%,의원 -5.3%씩 각각 인하해 시행 중이다.

이에 따라 개원안과의 운영에 크나큰 타격이 초래돼 결국 의료의 질적 저하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더욱 황당한 것은 향후 3년간에 걸친 점진적인 수가인하가 예정돼 있어 전체 인하폭은 의원의 경우 -17.8%에 달할 예정으로 안과 개원의들의 입지는 더욱 열악해질 것으로 대책위는 분석했다.

정부에서 주장하는 수가 인하의 중요한 이유는 DRG를 시행한 이후로 백내장 환자의 평균 입원일수가 기존 1.15일에서 1.11일로 감소됐다는 것. 하지만 감소이유는 미세수술이 가능하도록 최첨단 수술 장비인 초음파 기구의 도입과 수술 현미경 등의 고가장비 덕택이므로 이에 대한 안과의사들의 노력은 감안하지 않은 처사라고 대책위는 주장했다. 또한 값싼 저질의 재료를 사용하는 몇 몇 안과의 예를 들어 수술재료의 가격이 내렸다고 주장하나 이는 무료진료라는 선행의 탈을 쓰고 소위 차떼기로 노인환자들을 유인하여 무료백내장 수술을 자행하는 일부 부도덕한 안과 의사들에 국한된 것이며,정상적인 진료와 수술을 시행하는 대부분의 개원안과의 수술 재료비는 단 한 군데도 수가인하요인 근거자료로 사용하지 않았기에 정부의 수가인하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대한안과의사회의 백내장 대책위원회의 입장이다.

이 위원장은 "백내장 수술은 그 동안 수술법 향상을 위한 수많은 노력과 투자를 통해 현재의 미세수술로 진화할 수 있었다"며 "개인의원의 자료는 배제하고 책정한 수가 인하는 이러한 노고를 무시한 처사로 안과 의사들의 수술 의지를 꺾는 것 외에 아무 의미가 없다" 고 강조했다.

현재 개인의원과는 달리 진료행위마다 특진료 명목으로 특혜를 받을 수 있는 대학병원 측은 DRG수가를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백내장수가 대책위원회의 활동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안과의사회는 지난 5월4일 긴급하게 백내장수가대책위원회를 구성,정부의 부당한 수가인하에 대한 소송비용과 진료 수가에 대한 연구용역 등의 활동을 위해 성금을 모금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3개월여 만에 5억7000여만원 정도가 모금될 정도로 안과의사 대부분의 성원을 얻고 있다.

이 위원장은 "비정상적인 무료백내장 수술의 근절로 안과 자체의 자정노력과 함께 안과 질환의 상대가치 점수평가,그리고 보험 수가 정책에 대학교수들만이 아닌 개원의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아울러 백내장을 비롯해 여타 안과 질환의 보험수가를 높임으로써 안과학을 선진화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