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000여개에 이르는 지방 유선방송사들을 합쳐 전국 규모의 대형 미디어 기업을 출범시킨다.

26일 중국증권보와 차이나데일리 등에 따르면 중국국가광전총국(방송통신위원회 격)은 자본금 800억위안(약 14조원)의 새 국영 미디어 기업(가칭 중국라디오방송공사)을 설립할 계획이다. 새 미디어 기업은 이르면 내년 설립될 예정이지만 실제 통합 작업은 3년에 걸쳐 이뤄질 것이라고 AFP통신이 전했다.

중국 정부는 우선 지방의 유선방송사를 각 성과 시 단위로 통합한 뒤 이들을 다시 합병하는 식으로 대형 미디어 기업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상하이 장쑤 톈진 허베이 지린 등 10여개 성과 시는 이미 지방 방송사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있다. 새 국영 미디어 기업의 자본금은 중국 정부와 방송사들이 함께 댄다. 중국 최대 국영 방송사인 CCTV가 이번 미디어 산업 구조조정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언급되지 않았다.

국가광전총국 관계자는 "지금처럼 지역별로 쪼개져 있는 유선방송 시스템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없다"며 통합 구조조정안을 국무원(중앙정부)에 승인 요청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선 대형 미디어 기업이 전체 방송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의 유선방송 가입자는 지난해 말 현재 1억7050만명으로 미국(6620만명)의 3배에 육박하지만 지역별로 방송사를 두고 있어 산업 경쟁력은 뒤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미디어 산업 구조조정은 하나의 망으로 방송 인터넷 통신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3망 통합 작업의 일환이기도 하다고 중국증권보는 분석했다. 이와 관련,새 미디어 기업은 모바일TV와 온라인TV로도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