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우려가 가중되며 조정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증권업계에서는 경기 둔화의 먹구름이 걷히지 않은 가운데 경기방어주 특성을 보유한 내수주들에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5일 오전 11시1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7.86포인트(1.01%) 내린 1742.67을 기록 중이다. 지수가 1% 넘게 하락하고 있지만, 일부 내수주들이 상승하고 있어 주목된다.

현재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상승중인 종목은 한국전력, SK텔레콤, LG디스플레이, KT 등 4개에 불과하다. 이 중 3개가 내수주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 통신 은행 등이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해외 거시 경제지표가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거시 경제지표 발표에 쏠려있지만, 현 시점에서 극적인 지표 개선을 통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기대가 확산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대외변수가 불안한 가운데 경기 방어적 성격과 저평가 메리트가 돋보이는 내수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통적으로 내수주는 대외 불확실성이 부각될 때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김동하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둔화 우려에 따라 이후 이익에 대한 신뢰 감소 가능성을 고려하면 저평가의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적정하다"며 "PBR 기준으로 과거 5년 평균 대비 현재 할인율이 큰 업종은 건설, 의약품, 유통 등 내수업종"이라고 진단했다.

임동민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 주도주인 정보기술(IT)주는 증시 주도력을 잃었고, 자동차의 경우 실적 전망치가 상향되고 있지만 경쟁 심화 우려 등이 커질 것"이라며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통신과 유틸리티 업종이 대안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비교적 탄탄한 국내 소비시장 역시 내수주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 소매판매 증가율은 4%이다. 이는 자동차 세제혜택 종료로 인해 연초 대비 줄었지만, 내수업종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소매판매 증가율의 평균인 4.5%와 유사한 수준이다.

다만 유틸리티와 경기방어주의 경우 상대적으로 상승요인(모멘텀)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경기지표 둔화 국면이지만 이중침체(더블딥)가 나타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시장 반등 가능성과 가격논리를 함께 비교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 가격 수준을 고려하면 모멘텀이 부족한 통신, 유틸리티 등 방어주보다는 주가 선조정 이후 반등을 시도하고 있는 대형 반도체주가 매력적인 대안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초점]해외 경제지표 부진에 우울한 증시, 방어株에 기대야 할까?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