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1년만에 2조6000억원 규모의 토지수익연계채권을 발행한다. 트리플A(AAA) 등급의 안전성이 담보되는데다 토지가격 상승시 추가 수익을 챙길 수도 있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LH는 자금 조달을 위해 오는 27일 2조6000억원 규모의 토지수익연계채권을 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채권 만기는 10년이지만, 발행 5년 이후 매년 1회씩 중도상환 요청도 가능하다.

표면금리는 연 3.5%이며, 중도상환 및 만기보장수익률은 국고채 5년 수익률에 0.35%포인트를 더해 최소 연 4.72%의 수익률은 보장될 예정이다.

채권 인수물량은 대표주관회사인 우리투자증권이 1조2000억원, 공동주관회사인 삼성증권 8000억원, 동부증권 6000억원 규모이다.

안정성 대비 높은 보장수익률 매력

연 4.72%의 보장수익률은 5년 기준 국고채 수익률 4.13%나 AAA급 공사채 4.58%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황광숙 동부증권 채권전략팀장은 "이 상품은 토지수익연계라는 옵션이 붙어 있어 LH공사가 발행하는 일반 채권보다 수익률이 낮아야 하는데도 최근 채권시장 상황에 따라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수익률이 결정돼 투자자에게 유리하다"고 밝혔다.

이 채권의 신용등급이 최고 수준인 트리플A 등급인 것을 고려하면 안정성 대비 매력적인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또 LH공사의 손실보전에 대한 개정법률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중에 있어, 이 법률안이 통과되면 리스크는 한층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황 팀장은 "최근 발행된 동부증권이나 동양종금증권 등의 후순위채 금리 6~7% 수준에 비하면 낮지만, 안정성을 중시한다면 LH 토지수익연계채권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게다가 이 채권은 보장수익률 외에 채권에 연계된 토지에서 매매차익이 발생하면 발행일 3년 이후부터 매년 1회 추가이자를 지급한다. 토지 가격이 오른다면 플러스 알파를 노릴 수 있는 것이다.

LH는 연계토지를 수도권 우량토지로만 구성했고 상업용지, 업무용지 등 입찰 대상토지가 전체의 60%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남양주·양주, 광명·용인·화성, 김포, 동탄, 고양·의정부, 오산, 인천, 청라영종, 파주, 평택 등의 365필지가 연계토지로 구성될 예정이다.

◆부동산 시장 리스크 고려해야

하지만 최근 LH가 성남 구도심 2단계 재개발 사업을 포기하는 등 부동산 경기가 심상찮은 점은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19일 국토해양부 발표에 따르면 7월 전국지가는 보합으로 16개월만에 상승세를 멈췄고, 거래량은 급감했다.

이길수 동부증권 압구정로얄지점 부지점장은 "최근 거액자산가들은 부동산 매입보다는 처분에 더 고민하고 있다"며 "부동산 투자심리가 좋지는 못한 편"이라고 전했다.

또 장기채권의 매력 중 하나인 분리과세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도 투자자들이 고민하게 하는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10년 이상 장기채권은 분리과세 신청대상에 해당되지만, 이 채권은 발행 5년후부터 중도상환을 할 수 있는 풋옵션이 붙어 있어 해당 대상이 아니다.

이길수 부지점장은 "부동산 투자라는 측면에서 보면 보장수익률이 있는데다 지가 상승이익까지 노릴 수 있으니 좋은 상품"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를 제외하면 후순위채 등 다른 채권에 비해서는 수익률이 낮은 편이므로 부동산 시장 판단이 가입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