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설움 날린 함영애 '슬램덩크' 홀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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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넵스 마스터피스
13언더…5년 만에 생애 첫 우승
안신애·조윤지 2위…서희경 7위
13언더…5년 만에 생애 첫 우승
안신애·조윤지 2위…서희경 7위
한국여자프로(KLPGA)투어 '넵스 마스터피스 2010' 마지막 라운드가 열린 22일 제주 더클래식 골프&리조트 5번홀(파3).챔피언조의 함영애(23 · 세계투어)가 티잉그라운드에서 135야드 떨어진 핀을 향해 9번 아이언을 힘차게 휘둘렀다. 깃대에 맞은 볼은 곧장 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행운의 홀인원이었다. "함영애가 누구야"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같은 조에서 경기를 펼쳤던 국내 여자골프의 간판 서희경(24 · 하이트)과 올 시즌 2승의 주인공 안신애(20 · 비씨카드)에게 쏠렸던 관심이 함영애 쪽으로 옮겨오기 시작했다. 함영애는 캐디로 나선 프로골퍼 출신 친언니(함영미)의 도움을 받아 이날 이글(홀인원) 1개,버디 3개,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안신애와 '루키' 조윤지(19 · 한솔 오크밸리)를 2타차로 제치고 프로 데뷔 5년 만에 첫 우승컵을 들었다.
함영애의 우승을 점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시즌 평균 타수와 드라이버샷 거리는 각각 47위(73.95타),80위(241야드)에 그쳤고 상금 랭킹도 57위(2000만원)에 머물러 사실상 무명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 시즌 출전한 8개 대회(넵스 마스터피스 제외)에서 톱10에 든 적도,60타대를 친 적도 없었다. 지난해에는 상금 순위가 59위여서 50위까지 주어지는 투어출전권(시드)을 확보하지 못해 연말 시드순위전에 출전해야 했다.
함영애는 챔피언조의 압박감과 박빙의 승부 속에서도 차분하게 경기를 펼쳤다. 먼저 안신애가 2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한 타 앞서갔고,곧이어 홀인원을 기록한 함영애가 선두로 나섰지만 6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공동 선두를 내줬다.
그러는 사이 서희경이 6번홀까지 2타를 줄이며 다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하지만 서희경은 8(파5),9번홀(파4)에서 잇따라 보기를 쏟아내며 뒷걸음질쳤고,스코어를 만회하기 위해 14번홀(파4)에서 그린 최단 거리를 노리고 친 티샷은 오른쪽 숲으로 들어가 OB가 나면서 사실상 선두 다툼에서 멀어졌다.
함영애가 18번홀(파4)에서 파퍼트로 마무리하자 10여명의 동료들이 그린으로 뛰어나와 맥주를 퍼부으며 축하해줬다. 우승하면 동갑내기 친구인 윤채영(23 · LIG)과 유럽 여행을 떠나기로 한 함영애는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며 경비를 전액 부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지막 라운드에서 홀인원을 누구나 기록하는 건 아니다"라며 용기를 북돋아 준 언니와 어머니, 레슨코치인 고덕호 프로 등에게도 고마움을 나타냈다. 함영애는 "다른 선수들도 '우승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도 더 노력해 '깜짝 우승'이 아니라 '준비된 우승'을 자주 기록하는 선수로 평가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같은 조에서 경기를 펼쳤던 국내 여자골프의 간판 서희경(24 · 하이트)과 올 시즌 2승의 주인공 안신애(20 · 비씨카드)에게 쏠렸던 관심이 함영애 쪽으로 옮겨오기 시작했다. 함영애는 캐디로 나선 프로골퍼 출신 친언니(함영미)의 도움을 받아 이날 이글(홀인원) 1개,버디 3개,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안신애와 '루키' 조윤지(19 · 한솔 오크밸리)를 2타차로 제치고 프로 데뷔 5년 만에 첫 우승컵을 들었다.
함영애의 우승을 점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시즌 평균 타수와 드라이버샷 거리는 각각 47위(73.95타),80위(241야드)에 그쳤고 상금 랭킹도 57위(2000만원)에 머물러 사실상 무명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 시즌 출전한 8개 대회(넵스 마스터피스 제외)에서 톱10에 든 적도,60타대를 친 적도 없었다. 지난해에는 상금 순위가 59위여서 50위까지 주어지는 투어출전권(시드)을 확보하지 못해 연말 시드순위전에 출전해야 했다.
함영애는 챔피언조의 압박감과 박빙의 승부 속에서도 차분하게 경기를 펼쳤다. 먼저 안신애가 2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한 타 앞서갔고,곧이어 홀인원을 기록한 함영애가 선두로 나섰지만 6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공동 선두를 내줬다.
그러는 사이 서희경이 6번홀까지 2타를 줄이며 다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하지만 서희경은 8(파5),9번홀(파4)에서 잇따라 보기를 쏟아내며 뒷걸음질쳤고,스코어를 만회하기 위해 14번홀(파4)에서 그린 최단 거리를 노리고 친 티샷은 오른쪽 숲으로 들어가 OB가 나면서 사실상 선두 다툼에서 멀어졌다.
함영애가 18번홀(파4)에서 파퍼트로 마무리하자 10여명의 동료들이 그린으로 뛰어나와 맥주를 퍼부으며 축하해줬다. 우승하면 동갑내기 친구인 윤채영(23 · LIG)과 유럽 여행을 떠나기로 한 함영애는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며 경비를 전액 부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지막 라운드에서 홀인원을 누구나 기록하는 건 아니다"라며 용기를 북돋아 준 언니와 어머니, 레슨코치인 고덕호 프로 등에게도 고마움을 나타냈다. 함영애는 "다른 선수들도 '우승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도 더 노력해 '깜짝 우승'이 아니라 '준비된 우승'을 자주 기록하는 선수로 평가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