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주식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개인투자자가 가장 오래 사들인 종목은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맵스리얼티1호'와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하는 '맥쿼리인프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두 종목은 모두 회사 형태로 만들어져 증시에 상장된 펀드다. 매년 발생한 수익을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나눠 준다. 배당수익률이 정기예금 금리보다 훨씬 높아 시세차익보다는 노후생활에 필요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맵스리얼티1 외국인 · 기관 최장 순매수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과 기관은 최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2007년 1월 상장한 맵스리얼티1호(원명 미래에셋맵스 아시아퍼시픽부동산공모1호투자회사)를 꾸준히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3일부터 14일간 29만4000여주를 순매수했으며,기관도 7월19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사들여 이날까지 보유주식을 18만6000여주 늘렸다.

이 펀드는 초기 4600억원 이상 모집하며 인기를 끌었으나 2008년 글로벌 위기로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2009년에는 초기 투자 부담으로 인해 배당마저 못하자 실망 매물이 쏟아졌다. 최근 외국인과 기관이 사면서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문가들은 맵스리얼티1호가 보유한 대표 부동산인 서울 을지로 센터원의 준공이 연말로 다가온 점을 최근 순매수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류경식 미래에셋맵스 마케팅본부 이사는 "내년 초 소유권 이전이 완료되면 센터원에서 본격적인 임대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며 "임대 수익에 따라 정상적인 배당을 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 주가는 액면가(5000원)의 60% 수준이어서 주당 배당수익률은 크게 올라갈 수 있다.

건물 준공 후 감정평가를 통해 건물 가치가 반영되면 펀드 순자산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이 펀드의 센터원 매입가격은 3.3㎡당 약 1700만원인데 서울 도심지의 주변 매매가격은 최소 2000만원 이상이어서 시세차익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센터원의 임대율에 따라 배당이나 주가흐름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맥쿼리인프라 배당금 급증 기대

개인투자자들의 집중적인 '러브콜'을 받는 주식은 맥쿼리인프라다. 개인들은 지난달 27일부터 19일 연속(거래일 기준) 이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맥쿼리인프라는 맥쿼리신한인프라스트럭쳐자산운용이 만든 인프라 투자 펀드다. 이 펀드는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우면산터널,서울춘천고속도로 등 정부가 발주한 14개 민자 사업에 투자했다.

2006년 상장 후 반기마다 주당 200원 이상 배당금을 지급하다가 작년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에는 배당금이 160원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2014년부터는 배당금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왕상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아직까지 14개 투자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 대부분을 선순위 채권자들이 가져가기 때문에 지분투자를 한 맥쿼리인프라로 들어오는 돈은 많지 않다"면서도 "그러나 2014년부터 보유 자산들로부터 배당금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이 펀드가 주주들에게 주는 배당금 역시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맥쿼리인프라가 주주들에게 주는 배당금은 올해 주당 320원 정도지만 2014년에 467원으로 증가한 뒤 2018년에는 860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맥쿼리인프라의 20일 종가 4515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2018년에는 배당수익률이 연 19%에 달한다. 정기예금 금리(약 4%)와 비교하면 5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이 연구위원은 "펀드가 투자한 자산 14개 중 13개는 정부가 최소한의 수입을 보장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기 때문에 수익의 안정성도 높다"며 "이런 매력이 알려지면서 최근 강남지역 투자자들이 노후대비용으로 많이 사고 있다"고 말했다.

위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맥쿼리인프라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감소하고,운용사가 향후 신규 투자를 했는데 성과가 나쁘면 배당금이 현재 예상치보다 줄어들 수 있다.

김동윤/서정환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