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180원대 초반에서 장을 마감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3원 뛴 118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미국 뉴욕증시 급락과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안전자산 선호심리의 여파로 장 초반 급등세를 보였다.

1183.5원까지 몸을 높였던 환율은 네고물량이 공급되고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화가 낙폭을 축소하면서 고점 대비 반락, 1177.2원까지 내려갔다.

오후 들어 1170원대 후반에서 오르내리던 환율은 장 막판 추가 상승하며 1180원대 초반에서 장을 끝냈다.

변지영 우리선물 애널리스트는 "국내외 증시 하락과 위험 회피 심리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큰 폭의 상승을 보인 하루였다"며 "하지만 1180원대 초반에서 저항이 유효한 가운데 방향성 자체를 위쪽으로 돌리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또 변 애널리스트는 금융감독원의 국채 수요 집계에 대해 "최근 외국인의 적극적인 우리나라 국채 매입이 서울 환시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하방 경직성을 해소할 만한 자금이 유입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18일 금융감독원은 외국인이 올 들어 한국 채권을 58조4000억원어치 사들였다고 집계했다.

지난밤 미 뉴욕증시의 주요지수들은 경기지표의 악화로 1% 이상 하락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14일 마감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수준으로 전주보다 1만2000건 증가한 50만건으로 조사됐다.

미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8월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도 -7.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5.1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국내 증시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다가 장 후반 낙폭을 축소하며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10포인트(0.23%) 내린 1775.54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0.39포인트(0.08%) 하락한 480.38을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는 7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수급 면에서는 장 초반부터 네고물량이 유입됐지만 결제 수요와 역외 매수세에 밀리는 모습이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네고와 결제 수요가 장 막판까지 1180원대 근방에서 공방을 펼쳤다"며 "결제 수요가 꾸준하게 나온데다가 국내 증시나 유로화도 약세를 보이면서 역외 쪽에서도 매수우위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오후 4시30분 현재 1.2818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85.38엔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