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골프장들이 신음하고 있다. 새 골프장이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수요는 정체 상태이고 골프장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인트포 · 핀크스 · 라헨느리조트 등 일부 골프장들이 인수 · 합병(M&A)을 통해 생존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관광 · 휴양 인프라 확대 차원에서 골프장에 세금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구책 찾아 나서는 골프장들

제주에서 운영되고 있는 골프장은 29곳이고,인 · 허가를 추진 중이거나 건설 중인 골프장도 6곳이다. 제주 인구는 55만명으로 자체 골프 수요는 턱없이 부족하다. 주중에 골프장은 거의 개점 휴업상태다. 영업 안정성이 떨어지다 보니 직원들의 인건비를 몇 달째 못주는 골프장도 있다.

골프장들이 자구책 마련에 적극나서고 있다. 세계 100대 골프장으로 선정된 CJ나인브릿지는 최근 중국의 서산CC(상하이),파인밸리CC(베이징)와 '회원 상호교류 계약'을 체결했다. CJ나인브릿지 회원이 연 12회에 걸쳐 서산이나 파인밸리CC에 부킹하고 회원대우로 라운드할 수 있다. 중국 골퍼라는 새로운 수요 창출로 영업 개선의 돌파구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김운용 CJ나인브릿지 대표는 "두 골프장은 우리 골프장에서 골프장 운영 노하우를 배우려는 컨설팅 계약도 추진 중"이라며 "중국은 골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형편이어서 제주도가 새로운 골프 요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온GC도 모회사인 라온건설이 짓는 골프빌라와 골프장을 연계,중국인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에 나서 효과를 보고 있다. 중국인들이 제주지역 골프장의 새로운 회원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한라건설과 SK네트웍스가 각각 세인트포,핀크스GC의 최대주주로 등장하는 등 새로운 주인을 찾는 것도 제주지역 골프장들이 활로를 모색하는 방법 중 하나다.

◆원가 절감과 함께 세제 혜택도

전문가들은 제주지역 골프장들이 뼈를 깎는 원가 절감과 함께 정부 차원의 지원이 동시에 이뤄져야 자생력을 가질 것으로 본다. 제주지역 골프장 간 식자재,소모품 등을 공동 구매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인건비 개선도 핵심 현안이다. 캐디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인 만큼 해외 인력을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게 이 지역 골프장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대한골프협회 한국골프장경영협회 등이 최근 제주지역 골프장에 대해 재산세 중과 폐지와 세금 영(0)세율 도입 등을 요구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김영찬 제주골프장협회 전무는 "골프장 내 종사자와 캐디 등을 외국인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고려할 때가 됐다"며 "제주특별자치도가 110여개국이 무비자로 입국하는 국제자유도시를 표방하는 만큼 관광산업 활성화의 전제조건인 골프장들의 생존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