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인수 · 합병(M&A) 대상인 우리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정부의 민영화나 출자지분 매각 딜이 속속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는 M&A뿐만 아니라 기업공개(IPO) 블록딜(대량매매) 등을 통해 하반기 자금 회수에 속도를 내고 있어 국내 기업금융(IB) 분야에서 민영화 이슈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KIT 등 민영화 M&A딜 관심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 산하 안전성평가연구소(KIT)가 내달 초 민영화를 위한 M&A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KIT는 국내 신약개발 역사와 함께 20여년 이상의 신약 · 화학물질 독성평가 기술을 축적한 국내 유일의 전 임상단계(동물실험) 임상시험대행업체(CRO)여서 주목받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소의 센터 중 하나였던 KIT는 2002년 연구소로 독립하면서 민영화를 약속했다.

매각 주관사인 한영회계법인의 실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내달 본격적인 매각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KIT는 영장류 독성실험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갖춰 국내외 바이오업체와 제약업체는 물론 대기업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IT는 대전 본사와 정읍분소의 연구시설 가치만 1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권명상 KIT 소장은 "전체 연구소의 90%가량을 차지하는 CRO 사업부문을 떼어내 주식회사 형태로 전환한 후 매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영화 과정에 돌입한 인천종합에너지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달 입찰참가의향서(LOI)에 참여한 8곳 중에 4곳이 이달 예비입찰에 응했으며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이미 인천종합에너지 지분 20%를 보유 중인 삼천리가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히고 있으며,GS파워도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인천종합에너지의 최대주주는 지분 50%를 보유한 지역난방공사로 올 1월말 상장을 완료했다.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이 매각에 나섰다가 두 차례 유찰됐던 항만물류 IT(정보기술)업체 케이엘넷도 10월께 매각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닥 상장사여서 관심을 끌었던 케이엘넷은 단독 응찰시에도 매수주체로 협상자격을 부여하는 등 매각조건을 완화해 3차 매각은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굵직한 IPO · 블록딜 줄줄이 예약

IPO를 통한 공공기관 지분 매각이나 민영화 작업도 잇따를 예정이다. 그랜드코리아레저 지역난방공사 한국전력기술 등에 이어 9월에는 한전산업개발이 증시 입성을 타진한다. 한전산업개발은 발전설비 운전 · 전기계기검침 사업을 하며 지난해 매출 2384억원에 영업이익 136억원을 거뒀다. 현재 자유총연맹과 한국전력이 각각 51%,49%를 소유하고 있으며 한전은 IPO 과정에서 상당 지분을 매각할 방침이다. 대표주관은 신한금융투자가 맡았으며 공모 규모는 6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공모규모 1조원대의 '대어'인 인천공항공사는 삼성증권 컨소시엄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24.1% 지분을 보유한 STX에너지 역시 내년에 상장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또 초대형 금융회사인 산은금융지주도 내년 상반기 상장을 추진 중이다. 기은캐피탈은 한국투자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했다가 기은지주사 설립 등이 검토되면서 상장일정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블록딜 매매도 관심이다. 한전은 한전KPS 보유지분 80% 가운데 10%를 연내 블록딜로 매각할 방침이다. 예금보험공사도 대한생명 신한지주 제주은행 등에 대해 블록딜 시기를 재고 있다. 대한생명에 대해선 상장 후 자발적 보호예수기간이 끝나면 보유 중인 24.75% 가운데 일부를 대량매매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