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하게 사업을 확장했던 한 코스닥 기업의 끝은 관리종목 지정이었다. 지난달에만 두 차례 기업 인수 · 합병(M&A)을 진행하고 지난 18일 관리종목에 지정된 유니텍전자 이야기다.

컴퓨터 메인보드를 생산 · 유통하는 유니텍전자가 변신을 시도한 것은 지난 3월30일 최대주주가 바뀌면서부터다. 89억원에 회사를 인수한 박준형 대표는 "M&A를 통해 신성장동력 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며 사업 확장을 예고했다.

유니텍전자는 지난달 1일 발광다이오드(LED)조명 제조업체 중앙엔룩스를 68억원에 인수했다. 같은달 22일에는 전기자동차용 모터를 생산하는 중국의 수인전자 지분 35%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중앙엔룩스의 지분 취득 공시를 낸 지난달 1일 유니텍전자는 제2금융권을 통한 50억원 차입과 114억원 유상증자 공시를 동시에 냈다. 당시 시가총액(136억원)보다 많은 돈을 차입과 증자를 통해 끌어들이겠다고 밝힌 셈이다.

하지만 담당회계법인(대성회계법인)은 지난 16일 중앙엔룩스 인수과정에서 쓰인 32억원의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들어 반기보고서 검토의견을 '한정'으로 냈다. 회계법인 측은 검토보고서에서 "97억원에 이르는 누적 손실로 지속적인 기업활동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감사의견을 바탕으로 유니텍전자를 관리종목에 지정했다.

신사업 진출 기대감에 6월10일 285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관리종목 지정 이후 급락해 19일 975원까지 떨어졌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