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독일…유럽 위기극복 '新엔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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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현장 리포트
통독 이후 경기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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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주도 슈투트가르트에서 열차를 타고 남동쪽으로 40여분 달리면 소도시 울름(Ulm)이 나온다. 인구 12만명의 한적한 전원도시지만 독일 내에서 이곳의 경제적 위상과 비중은 결코 작지 않다. 이곳에 위치한 의료 · 제약 관련 기업만 무려 400여개.이들 회사 중 3분의 1가량이 관련 분야 세계 1,2위를 달리고 있다.
울름은 1990년대 중반 이후 독일 제조업의 위기 속에서 고실업과 생산성 저하에 시달렸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의료,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주력 산업을 재편하며 어려움을 극복했다.
독일 경제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초 촉발된 남부 유럽의 재정위기로 유럽 전체가 흔들리고 최근에는 중국의 성장 둔화,미국의 더블 딥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독일의 성장은 거침이 없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독일의 전분기 대비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2%로 통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프랑스는 0.6%,스페인은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른 경제지표도 주요 선진국 가운데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 6월 수출은 전월 대비 29% 증가하며 20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실업률은 1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주가도 남부 유럽 위기가 최고조였던 올해 초 저점 대비 73% 상승,주요국 중 가장 많이 올랐다.
경기가 크게 나아지자 최근 독일 연방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4%에서 2배 이상 높은 3%로 상향 조정했다. 독일산업연합회는 "올해 독일 산업경기가 통일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놨다.
독일은 이 같은 경기 호황세를 타고 유럽 각국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회복세를 견인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전분기 대비 지난 2분기 GDP 증가율은 1.0%로 4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유럽 언론으로부터 '유럽의 병자(sick man of Europe)'라는 비아냥을 듣던 독일은 이제 유럽 경제의 명실상부한 리더로 부상했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이후 고부가가치 산업에 대한 집중적 투자가 독일 경제 부활의 원동력이 됐다고 진단하고 있다. 제조업의 위기를 또 다른 제조업을 통해 극복한 울름은 독일의 강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독일은 2008년 설비투자 규모가 2000년 대비 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과 일본,영국 등 대부분 선진국들은 제조업 비중을 줄이고 서비스산업 투자를 늘렸지만 독일은 제조업에 대한 담금질을 이어갔다. 유럽 최대 재생에너지 연구소인 ZSW의 프리트요프 슈타이스 교수는 "독일은 경쟁국들이 '제조업의 시대가 갔다'며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릴 때 제조업 르네상스를 위한 로드맵을 짰다"고 말했다.
울름 · 베를린(독일)=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울름은 1990년대 중반 이후 독일 제조업의 위기 속에서 고실업과 생산성 저하에 시달렸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의료,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주력 산업을 재편하며 어려움을 극복했다.
독일 경제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초 촉발된 남부 유럽의 재정위기로 유럽 전체가 흔들리고 최근에는 중국의 성장 둔화,미국의 더블 딥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독일의 성장은 거침이 없다.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독일의 전분기 대비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2%로 통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프랑스는 0.6%,스페인은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른 경제지표도 주요 선진국 가운데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 6월 수출은 전월 대비 29% 증가하며 20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실업률은 1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주가도 남부 유럽 위기가 최고조였던 올해 초 저점 대비 73% 상승,주요국 중 가장 많이 올랐다.
경기가 크게 나아지자 최근 독일 연방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4%에서 2배 이상 높은 3%로 상향 조정했다. 독일산업연합회는 "올해 독일 산업경기가 통일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놨다.
독일은 이 같은 경기 호황세를 타고 유럽 각국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회복세를 견인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전분기 대비 지난 2분기 GDP 증가율은 1.0%로 4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유럽 언론으로부터 '유럽의 병자(sick man of Europe)'라는 비아냥을 듣던 독일은 이제 유럽 경제의 명실상부한 리더로 부상했다.
전문가들은 2000년대 이후 고부가가치 산업에 대한 집중적 투자가 독일 경제 부활의 원동력이 됐다고 진단하고 있다. 제조업의 위기를 또 다른 제조업을 통해 극복한 울름은 독일의 강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독일은 2008년 설비투자 규모가 2000년 대비 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과 일본,영국 등 대부분 선진국들은 제조업 비중을 줄이고 서비스산업 투자를 늘렸지만 독일은 제조업에 대한 담금질을 이어갔다. 유럽 최대 재생에너지 연구소인 ZSW의 프리트요프 슈타이스 교수는 "독일은 경쟁국들이 '제조업의 시대가 갔다'며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릴 때 제조업 르네상스를 위한 로드맵을 짰다"고 말했다.
울름 · 베를린(독일)=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