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은 18일 현대그룹에 이어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현대건설의 기업가치는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종효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그룹은 2006년에 현대건설이 워크아웃을 졸업하던 시기부터 인수의사를 나타냈고, 최근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둘러싼 공방이 있었음에도 인수전 참여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며 "현대차그룹은 공식적인 의견을 내놓지 않았지만 자금력이 현대그룹보다 우위에 있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 애널리스트는 "2010년 6월 기준으로 현대자동차에서 보유하고 있는 순현금만 5조4000억원에 달한다"며 "현대자동차 외에도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글로비스, 현대엠코 등이 현대건설의 인수 자금을 분담한다면 크게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닐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반면 현대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증권 등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1조1000억원에 그치지만 이자지급성부채가 4조원을 상회한다"며 "이 때문에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을 두고 지난 6월부터 갈등을 빚어와 인수자금 조달에 다소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그룹이 인수전 참여를 공식 선언하면 현대그룹과 현대건설 인수를 놓고 본격적인 경쟁 체제에 돌입하게 된다"며 "현재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이 가장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범현대가의 일원인 현대중공업그룹, KCC그룹의 참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건설업 진출을 염두에 둔 타 기업집단의 참여도 거론될 수 있다"며 "인수전 경쟁이 치열할수록 현대건설의 기업가치는 부각될 것으로 보여 긍정적인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고 했다.

한편 과거 M&A 사례를 참고했을 때 매각주관사 선정부터 예비입찰 시점까지 KOSPI 수익률을 상회하는 주가 흐름을 기록한 경우가 많다. 일정대로 현대건설 매각 작업이 추진된다면 10월 중순 이후 예비입찰이 실시될 예정이기 때문에 10월 중순까지 M&A 모멘텀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