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백화점 창고 토지 등 보유 부동산을 속속 처분하면서도 오피스빌딩은 꾸준히 사들이는 등 물건에 따라 엇갈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물로 나온 오피스빌딩을 싼값에 사들여 사옥으로 쓰려는 최종 사용자(enduser)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부동산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한동안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기관투자가들도 오피스빌딩 시장에 다시 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7일 업무용 빌딩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거래된 서울지역 오피스빌딩은 총 12개로 이 중 절반 정도인 5개를 기업이 사들였다. 지난 3월 거래된 서울 역삼동 9층짜리 오피스빌딩인 한솔섬유 사옥은 335억원에 우리들생명과학에 팔렸다. 5월에는 대한지방행정공제회가 20층짜리 여의도 유진투자증권 건물을 1814억원에 매입했다.

6월에는 삼성동의 대영저축은행빌딩을 동신섬유공업이 185억원에 샀다. 이들은 모두 사옥으로 쓰기 위해 이 건물들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말에도 가락동 20층 규모의 맵스송파타워가 673억원에 한솔섬유로 넘어갔고 대치동 퍼시픽타워 빌딩을 도화종합기술공사가 1512억원에 구입했다.

기업 이외에 수백억원을 동원할 수 있는 개인 자산가들도 10층 미만 중소형 오피스빌딩을 잇달아 매입하고 있다. 빌딩임대 전문업체인 ERA코리아에 따르면 상반기 거래가 이뤄진 강남지역 중소형 빌딩은 총 35건으로 지난해 25건 대비 40% 증가했다. 논현동 9층짜리 프라임저축은행 빌딩을 비롯해 강남구 청담동의 유니텍전자빌딩 등이 올 상반기 개인투자자들에게 매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