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털 값이 크게 올랐다. 지난 겨울 이상 한파로 다운점퍼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 오리털 재고가 동이 난 탓이다.

17일 의류업계에 따르면 오리털(오리 앞가슴털 80%,깃털 20% 기준) 1㎏은 3만8000원 선으로 올 들어 63%가량 올랐다. 작년 말 ㎏당 2만3000원 수준에서 거래되던 오리털은 올 1월부터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5월까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다 일단 호흡조절에 들어갔다.

거위털(구스다운) 값도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당 6만8000~7만1000원 선이던 중국산 구스다운(거위털 90% 기준)은 올해 ㎏당 7만7000~7만8000원 수준으로 11.5% 정도 올랐다. 헝가리산 구스다운(거위털 90% 기준)도 작년보다 3000원가량 올라 ㎏당 8만4000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오리털 및 거위털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지난해 세계적인 한파로 다운점퍼 재료의 재고가 예상보다 빨리 소진됐기 때문이다.

코오롱스포츠 관계자는 "지난 겨울에 미국 및 유럽뿐만 아니라 한국도 이상기온을 겪으면서 기온이 평년에 비해 급격히 내려가자 다운점퍼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이 때문에 오리털 재고도 부족해진 상태"라고 전했다. 코오롱스포츠의 작년 가을 · 겨울 시즌 다운점퍼 매출은 약 350억원으로 한 해 전(150억원)보다 2배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LG패션 라푸마도 작년 가을 · 겨울 시즌에 약 7만2000벌이 팔려 3만4000벌 수준이었던 한 해 전보다 매출이 10%가량 늘어났다.

오리털 및 거위털 값이 오르면서 올해 다운점퍼 가격도 올랐다. 이달 초부터 다운점퍼 판매에 들어간 코오롱스포츠의 다운점퍼 값은 지난 겨울시즌에 비해 평균 1만~2만원 인상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오리털 거위털 등 다운점퍼 원재료 값은 평균 30% 이상 상승했으나 자체 원가절감 등의 노력을 통해 제품가 인상폭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