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GS, S-Oil 등 정유주 3총사가 17일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년여만에 정유 업황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며 "정유주들이 다시 빛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제마진 저점 지났다"

SK에너지는 이날 전날보다 3500원(2.77%) 오른 13만원에 거래를 마쳤고, GS와 S-Oil 주가도 각각 3.11%, 1.04% 뛰었다.

정유업황은 2008년 이후 올초까지 2년여 동안 침체기를 겪어왔다. 산업수요가 줄어든데다 인도와 중국에서 대규모 정제설비를 가동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2분기부터 정제마진을 좌우하는 경유와 항공유, 등유 등 중간유분 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는데다 신규 증설에 대한 우려도 완화되면서 정유업체들의 이익개선이 지속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미국으로의 항공유 수출은 305만배럴을 기록해 2004년 최대치였던 365만배럴에 육박했다. 올 6월 중국으로 수출한 항공유도 200만배럴에 달해 2008년 6월 이후(270만배럴)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조승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유와 항공유는 국내 정유사들의 정제분야 매출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 부문들의 마진이 좋을 경우 수익성이 확대되고 이익 안정성이 증가되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정유와 원유 시장 수급이 빠듯하던 때와 달리 최근 러시아 ESPO와 북미의 저렴한 쉐일가스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중동 입장에서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아시아 수요에 대한 대응으로 OSP를 낮추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까지 업황 좋다"…SK에너지 20만원 돌파할까?

이처럼 정유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분석이 잇따르면서 국내 정유업체들의 정제마진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 하반기는 물론 내년까지 정유업체들의 수익성이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더블딥(이중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매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수요가 지난 2분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섰다"며 "신규 정제공장 증설도 지난해 2분기를 정점으로 2013년까지 드물게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정유업황은 기조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제훈 동부증권 연구원은 "올 초만 해도 석유제품 순수출국이었던 중국이 순수입국으로 전환됐기 때문에 내년까지는 정제마진이 꾸준히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되며 정유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SK에너지의 경우 2차전지 등 신(新)성장동력을 확보한데다 내년초 물적분할 이슈까지 더해져 주가가 20만원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조승연 연구원은 "2014년에 SK에너지는 전체이익의 65%를 석유개발과 화학소재, 윤활유, 2차전지 사업에서 이룰할 것"이라며 "앞으로 SK에너지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목표주가는 21만1000원을 제시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