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골프'는 해외에서 베스트셀링카로 잘 알려져 있다. 그 효과는 국내까지 이어져 폭스바겐 코리아의 주력 모델로 손꼽힌다. 골프의 대중적 감각과 디자인을 많은 운전자들이 선호한 결과다.

올 2월 출시된 '골프 GTD'는 지난달까지 6개월간 총 411대가 출고됐다. 이는 국내 수입차시장 규모로 봤을 때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니다. 모델 선호도는 800만원 저렴한 골프 TDI보다 낮지만 드라이빙 퍼포먼스는 골프 GTD가 TDI보다 한 수 위로 평가된다.

스포츠카 대안으로 '멋진' 선택

골프 GTD는 작지만 몹시 야무진 놈이다. 시승차는 4190만원 골프 GTD 레드. 차체는 현대차의 해치백 i30와 대략 흡사하지만 운전석에 올라 가속 페달을 힘껏 밟으면 상체가 뒤로 확 젖혀지는 게 순간 가속력은 '100m 제왕' 우사인 볼트만큼 날렵하다.

이후 시속 170km 이상 고속에 이를 때까지 이 작은 차는 힘차게 주행한다. 차에 타고 있는 순간만큼은 이 차가 가솔린인지 디젤인지는 여간해선 구분하기 힘들다. 고속으로 달려도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은 작다.

골프 GTD의 가속을 이끄는 출력은 170마력, 순간적인 힘을 내는 토크는 35.7kg·m를 실현했다. 이는 가파른 경사 구간도 1500rpm 수준에서 가볍게 넘어선다. 때문에 운전하는 재미는 골프 TDI보다 한 차원 앞서간다.

골프 GTD는 스포츠카 대안으로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운전자의 몸을 감싸는 버킷시트와 하체를 탄탄히 받쳐주는 17인치 알로이휠 그리고 고속 드라이빙을 돕는 스포츠(S)모드 변속 등은 스포츠형 컴팩트카의 전형을 보여준다.

내외관 디자인은 심플하면서도 깔끔하다. 요즘 신형급 모델처럼 화려하거나 고급스럽지 않다. 군더더기 없이 설계된 실내 인테리어 및 편의장치는 딱 필요한 옵션만 지원한다. 골프의 개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1등급 연비는 또 다른 '매력'

2000cc 배기량에 주행 성능마저 탁월한 골프 GTD의 연료 효율성은 과연 어떨까.

서울의 복잡한 도심에서 빠져나와 강변북로 일산 방향으로 달리던 시승차는 잠시나마 순간 연비를 책정해 보기로 했다. 성산대교 북단 내부순환로 진입부터 북부간선도로 구리 방향 신내IC까지 연비 체크 모드에 들어간 것.

이 구간을 주행할 땐 차내 실내 온도를 에어컨 가동 20도로 유지하고 평균 속도 80km/h의 일정한 주행으로 최대한 연비를 절약할 수 있는 '친환경' 드라이빙 운전으로 바꾸었다.

서서히 상승하던 연비는 홍제 램프에서 정릉 램프 구간까지 차량 정체가 이어져 조금씩 떨어졌다. 그러나 월곡IC를 지나면서 차량 소통이 원활하니깐 신내IC 도착 지점에서 순간 연비는 최고 15.1km/ℓ까지 나왔다. 에어컨을 오프했더라면 좀 더 올라갔을 수치다.

사실 전문 에코 드라이버가 아닌 이상 골프 GTD의 공인 연비를 맞추는 건 쉽지 않다. 다만, 폭스바겐의 특장인 듀얼 클러치 6단 DSG 변속기는 연료 효율성을 높여 2000cc급이지만 1등급 연비가 나왔다.

골프 TDI보다 더 폭발적인 고성능 드라이빙을 원한다면 800만원 비싼 골프 GTD를 선택해도 좋다. 어차피 골프 GTD와 TDI는 취향 차이일 뿐, 구매를 위한 정답은 없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