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6일 청와대 지하별관(벙커)에서 '2010년 1회 을지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추석을 앞두고 물가관리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주문했다. 또 이날부터 시작된 을지연습은 평화 훈련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물가 관리에 만전을"

이 대통령은 우선 "생활물가가 걱정스럽다. 지금부터 추석물가 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며 "서민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품목에 대해 철저히 대비, 서민들이 물가로 고통을 받지 않도록 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매년 추석 목전에 하듯이(물가 관리를)하는 게 아니라 지금부터 철저히 관리하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설탕,밀가루 같은 서민과 직결되는 품목을 관리해서 서민이 고통을 받지 않게 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러시아 곡물수출 중단 등의 여파로 국제 밀가루값이 급등하면서 자칫 서민가계에 주름살을 깊게 할 수 있으므로 잘 대처하라는 뜻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을지연습 철저히 임해달라"

이 대통령은 을지연습에 대해 "평화를 위한 훈련이고 전쟁을 억지하기 위한 훈련"이라며 "철저하게 준비했을 때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매년 하는 을지연습이지만 천안함 사태 이후 남북간 긴장이 강화된 상황에서 훈련하는 것에 대해 국민이 불안해 할 수도 있다"며 "외국을 다녀 보면 우리처럼 분단된 나라가 아님에도 비상훈련을 엄격히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분단된 나라로서 형식적인 훈련에 그치지 않도록 철저하게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국군과 미군 8만여명이 참가하는 한 · 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이날부터 2주간의 일정으로 시작됐다. 한 · 미 연합사령부가 주관하는 UFG는 컴퓨터를 이용한 지휘소연습(CPX)이다. 정부 연습인 을지연습에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4000여개 기관에서 40만여명이 참가한다.

올해 UFG에는 해외에서 전개되는 3000여명을 포함한 미군 3만여명이 참가하며 이 중 일부는 미국 본토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참여한다. 한국군은 군단,함대,비행단급 이상 지휘부 등 5만6000여명이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습기간에는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대테러 대비훈련이 민 · 관 · 군 통합으로 강도 높게 진행된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