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총리 지명과 장 · 차관급 인사의 전원교체로 총리실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8 · 8 내각 개편에 이어 지난 주말 단행된 차관(급) 인사에서 총리와 총리실장,차관이 한꺼번에 물갈이됐기 때문이다. 정운찬 전 총리 퇴임 후 단행된 장관급 인사에서 권태신 총리실장이 물러나고,차관급 인사에선 박영준 국무차장과 조원동 사무차장이 동시에 교체됐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총리와 장 · 차관급 인사 4명이 동시에 바뀐 사례는 거의 없었다"며 "젊은 총리로 세대교체가 돼 기대감도 있지만 이번 인사를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직원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부 승진이 제한적이어서 실망감도 적지 않다"고 했다.
권 전 총리실장은 지난해 1월 사무차장에서 곧바로 승진 기용됐지만 임채민 신임 총리실장은 지식경제부에서 왔다. 총리의 비서실장격인 사무차장에 내정된 안상근 전 경남정무부지사는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핵심 측근이다. 총리실은 육동한 국정운영1실장이 국무차장으로 승진,체면을 살렸다는 분위기다.

총리실 안팎에서는 정 전 총리의 퇴진에 이어 권 전 실장과 조 전 사무차장이 나란히 퇴진한 것과 관련,세종시 책임론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권 전 실장은 세종시 정부지원협의회 의장을,조 전 사무차장은 세종시실무기획단장으로 정 전 총리와 함께 세종시 수정안 추진의 핵심라인이었다.

총리실의 뒤숭숭한 분위기는 이달 말 김 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고 임명돼 1급 간부 인사를 단행할 때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부처 간 현안을 물밑에서 조율해온 실세 박 전 국무차장이 지경부로 옮겨가면서 총리실의 국정 조율 기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며 "김 총리 후보자가 총리실의 파워를 어떻게 되돌려 놓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들은 "김 총리 후보자가 단숨에 차기 대선 후보군으로 부상했지만 총리실 기능과 역할을 어떻게 정립하느냐가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