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에도 채권형펀드들이 좋은 수익률을 기록해 주목받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16일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공모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국내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0.83%로 주식형 펀드(-1.31%)를 웃도는 성과를 냈다. 최근 1주일 동안에도 채권형(0.39%)은 수익을 올렸지만 주식형(-1.71%)은 손실폭이 컸다.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주식형을 앞선 것은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장기물 위주로 오히려 금리(유통수익률)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9일 금리 인상 후 5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연 4.52%에서 16일 연 4.33%로 0.19%포인트 떨어졌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채권 가격에 선반영된 상태여서 금리 인상 후 단기물에만 약간의 충격이 있었을 뿐 중장기물 금리는 오히려 하락했다"며 "금리 하락에 따라 채권값이 상승했고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도 개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별 펀드 중에서는 고위험 회사채에 주로 투자하는 '하이일드 채권 펀드'의 성적이 좋았다. '하나UBS분리과세고수익고위험30'이 한 달 동안 6.74%의 수익을 냈다.

채권형 펀드의 선전은 해외 채권형 펀드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해외 채권형 펀드의 1개월 평균수익률은 2.34%로 주식형펀드(2.16%)를 앞질렀다. 서진희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 마케팅 총괄이사는 "선진국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금리 수준이 높은 이머징마켓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의 성적이 좋다"고 설명했다.

채권형 펀드가 좋은 성적을 기록함에 따라 자금 유입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채권형 펀드에는 지난 12일까지 최근 한 달간 1조4085억원이 순유입됐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같은 기간 3조6131억원이 빠져나갔다. 해외 채권형 펀드도 277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