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물가 논쟁 가열] LG硏 "금리 추가인상 신중해야" vs 한은 "연 2.25% 아직도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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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갭 "플러스 진입" "내년에도 마이너스" 팽팽
물가전망 정반대·출구전략 속도에도 큰 시각차
물가전망 정반대·출구전략 속도에도 큰 시각차
LG경제연구원이 한국은행의 경기 · 물가 전망에 동의하기 힘들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은이 낙관적인 분석과 전망에 기초해 물가를 지나치게 걱정하는 측면이 있다는 게 LG경제연구원의 생각이다. LG경제연구원은 우리 경제가 아직 정상국면에 도달하지 못한 데다 미국과 중국 등의 경기둔화 여파로 향후 회복세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높지 않은 편이라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기준금리를 다소 빠른 속도로 높이고자 하는 한은의 방침에도 동의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이에 대해 한은의 경기판단은 유수 국제기구들의 판단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며 일개 민간 연구소의 견해에 일일이 반응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기 판단 180도 차이
한은과 LG경제연구원은 똑같이 경기판단의 핵심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갭'을 들고 있다. GDP갭이란 실제GDP와 잠재GDP의 차이를 말하는 것으로 이 수치가 플러스(인플레이션 갭)이면 물가상승,마이너스(디플레이션 갭)이면 물가하락의 가능성이 높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경기상승세가 지속돼 GDP갭 률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GDP갭이 사실상 플러스로 돌아섰으며 앞으론 플러스의 폭이 커질 것이란 얘기다. 한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GDP갭이 지난 2분기에 이미 플러스로 돌아섰거나 아무리 늦어도 3분기엔 플러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LG경제연구원의 진단은 정반대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지난해 1분기 -6%포인트까지 떨어졌던 GDP갭은 그동안 많이 개선됐지만 올 2분기에도 여전히 -1.4%포인트에 머물고 있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연구원은 올 하반기에도 이 수치가 플러스로 전환될 가능성은 희박하며 주요국 성장세가 둔화되는 추세여서 내년에도 이 수치가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물가 전망 극과 극
한은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최근 연 2%대 중후반(전년 동기 대비)으로 안정적 흐름을 나타내고 있지만 하반기엔 상승률이 훨씬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론 3분기 2.8%,4분기 3.2% 등으로 예상한다. 하반기 평균은 3.0%로 보고 있다.
한은은 내년을 더 걱정하고 있다. 내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상반기 3.5%,하반기 3.3% 등으로 연간 3.4% 수준에 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 총재는 이 같은 인플레 우려의 근거로 △경기 상승에 따른 수요 증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전망 △공공요금 인상 등을 들었다. 한은은 7월 수입물가가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7.5% 올라 넉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 등도 소비자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LG경제연구원은 하반기의 경우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8% 수준으로 여전히 안정적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중구 책임연구원은 "하반기에도 GDP갭이 여전히 마이너스여서 수요 압박이 그다지 높지 않을 것이며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은 환율 하락으로 어느 정도 상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가격 변동이 심한 농축수산물과 석유류를 배제한 근원물가지수는 7월 1.7% 상승에 그쳐 수요압력이 크지 않은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출구전략 논쟁
LG경제연구원은 경기회복 추세에 맞춰 기준금리를 적정 수준으로 맞춰 나갈 필요성에 대해선 한은과 입장을 같이했다. 문제는 속도다. 선진국의 경기둔화로 수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물가상승 압박도 그다지 높은 상황이 아니라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할 필요가 없다는 게 LG경제연구원의 주장이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 공식적으론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경제가 확장 국면에 들어갔고 인플레 압력이 생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정책을 선제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했지만 연 2.25%의 수준이 적절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GDP갭
실제GDP와 잠재GDP 간 차이를 말한다. 잠재GDP란 통상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유발되지 않는 수준의 GDP를 지칭한다. 실제GDP가 잠재GDP를 웃돌아 플러스 수치가 나타나면 이를 인플레이션 갭,실제GDP가 잠재GDP를 밑돌아 마이너스 수치가 나타나면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갭이라 부른다. GDP갭은 잠재GDP 추산방법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경기 판단 180도 차이
한은과 LG경제연구원은 똑같이 경기판단의 핵심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갭'을 들고 있다. GDP갭이란 실제GDP와 잠재GDP의 차이를 말하는 것으로 이 수치가 플러스(인플레이션 갭)이면 물가상승,마이너스(디플레이션 갭)이면 물가하락의 가능성이 높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경기상승세가 지속돼 GDP갭 률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GDP갭이 사실상 플러스로 돌아섰으며 앞으론 플러스의 폭이 커질 것이란 얘기다. 한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GDP갭이 지난 2분기에 이미 플러스로 돌아섰거나 아무리 늦어도 3분기엔 플러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LG경제연구원의 진단은 정반대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지난해 1분기 -6%포인트까지 떨어졌던 GDP갭은 그동안 많이 개선됐지만 올 2분기에도 여전히 -1.4%포인트에 머물고 있다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연구원은 올 하반기에도 이 수치가 플러스로 전환될 가능성은 희박하며 주요국 성장세가 둔화되는 추세여서 내년에도 이 수치가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물가 전망 극과 극
한은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최근 연 2%대 중후반(전년 동기 대비)으로 안정적 흐름을 나타내고 있지만 하반기엔 상승률이 훨씬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론 3분기 2.8%,4분기 3.2% 등으로 예상한다. 하반기 평균은 3.0%로 보고 있다.
한은은 내년을 더 걱정하고 있다. 내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상반기 3.5%,하반기 3.3% 등으로 연간 3.4% 수준에 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 총재는 이 같은 인플레 우려의 근거로 △경기 상승에 따른 수요 증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전망 △공공요금 인상 등을 들었다. 한은은 7월 수입물가가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7.5% 올라 넉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 등도 소비자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LG경제연구원은 하반기의 경우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8% 수준으로 여전히 안정적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중구 책임연구원은 "하반기에도 GDP갭이 여전히 마이너스여서 수요 압박이 그다지 높지 않을 것이며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은 환율 하락으로 어느 정도 상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가격 변동이 심한 농축수산물과 석유류를 배제한 근원물가지수는 7월 1.7% 상승에 그쳐 수요압력이 크지 않은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출구전략 논쟁
LG경제연구원은 경기회복 추세에 맞춰 기준금리를 적정 수준으로 맞춰 나갈 필요성에 대해선 한은과 입장을 같이했다. 문제는 속도다. 선진국의 경기둔화로 수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물가상승 압박도 그다지 높은 상황이 아니라면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할 필요가 없다는 게 LG경제연구원의 주장이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 공식적으론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경제가 확장 국면에 들어갔고 인플레 압력이 생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정책을 선제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했지만 연 2.25%의 수준이 적절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GDP갭
실제GDP와 잠재GDP 간 차이를 말한다. 잠재GDP란 통상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유발되지 않는 수준의 GDP를 지칭한다. 실제GDP가 잠재GDP를 웃돌아 플러스 수치가 나타나면 이를 인플레이션 갭,실제GDP가 잠재GDP를 밑돌아 마이너스 수치가 나타나면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갭이라 부른다. GDP갭은 잠재GDP 추산방법에 따라 다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