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영국의 BP가 5년전 텍사스주 정유공장 폭발사고와 관련해 5000만달러의 벌금을 내게 됐다.이 액수는 관련규정 위반 사상 최대 벌금이다.원유 처리 및 막대한 소송 비용으로 재정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BP가 연이은 안전불감증으로 벌금 폭탄에 시달리게 될 전망이다.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BP는 미국 노동부 직업안전위생국(OSHA)과 2005년 3월 발생한 텍사스주 정유공장 폭발사고에 책임을 지고 5060만달러를 내는 것에 합의했다.15명의 목숨이 희생되고 180명이 부상하는 등의 인명피해를 낸 당시 사고가 BP가 안전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던 것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BP는 또 향후 6년 동안 5억달러를 투입해 정유공장의 안전시설을 강화키로 했다.

OSHA는 당초 해당 사고와 관련해 BP에 210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했었다.그러나 그 이후에도 BP가 추가로 안전기준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적발하고 3000만달러의 벌금을 추가해 총 5060만달러를 부과한 것이다.힐다 솔리스 미 노동장관은 “이번 벌금 규모는 BP가 작업현장의 안전을 도외시한 결과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정유공장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우리의 목표가 달성됐다”고 자평했다.이에 BP측은 “BP는 OSHA와 긴밀히 협력해 작업현장의 안전을 최우선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BP는 이번 벌금 뿐만 아니라 이 정유공장의 압축기 고장에 따른 대기 오염물질 방출사고로 주 당국으로부터 3000만달러 규모의 소송에 직면해 있다.BP는 압축장치 부실 관리로 올해 4~5월 동안 50만파운드(약 23만㎏)의 공해물질을 대기 중에 방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그레그 애벗 주 검찰총장은 “BP는 공해물질 유출 방지를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멕시코만 유출 사태에서 BP는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AP통신은 이처럼 BP가 안전불감증 때문에 멕시코만 원유 유출사고를 비롯해 많은 안전사고를 일으킨 혐의로 제소돼 엄청난 벌금 폭탄이 우려되고 있다고 전했다.BP는 현재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를 수습하는 데만 방제와 보상 등의 비용으로 총 322억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