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협력국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표적인 비인기 부서로 통했다. 그러나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이 국정 운영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전에는 기업협력국으로 발령나면 '물 먹었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요즘은 전통적 주력 국인 시장감시국과 카르텔조사국 못지않게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부처 각 국들의 위상은 대내 · 외 환경 변화에 따라 수시로 달라진다. 요즘에도 소위 '뜨는 국'이 있다. 위상이 높아지면 업무가 많아져 고달프기는 하지만 승진 등에서 유리할 수 있다.

지식경제부에서는 자원개발원전정책국이 새롭게 떴다. 작년 말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터키 아르헨티나 등에도 한국형 원전 수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여러 산업 기술을 합쳐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산업융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신산업정책국도 주목받고 있다.

국세청에서는 세수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징세법무국이 각광받고 있다. 밀린 세금을 받아내는 징세 파트는 대표적인 한직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최근 서울지방국세청장으로 영전한 조홍희 전 징세법무국장은 체납추적 강화 등의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후문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내야 할 세금을 찾아내는 세무조사 못지않게 떼일 세금을 받아내는 징세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쌀 조기 관세화와 농수산물 가격 급등 등의 영향으로 식량원예정책관실이,보건복지부에서는 300조원 규모로 거대해진 국민연금 기금을 관리하는 연금정책관실의 업무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핵심 파트로 인정받는 세제실도 예전에 '찬밥' 대우를 받던 시절이 있었다"며 "정책 방향 등에 따라 각 국의 중요성과 위상이 계속 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욱진/서기열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