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LED(발광다이오드) 공급 과잉 우려를 차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주가 하락을 예상해 공매도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어 주목된다.

11일 동양종금증권 등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5거래일 동안 삼성전기, LG이노텍, 서울반도체 등 LED 관련주에 공매도가 집중됐다. 이 기간 LG이노텍과 삼성전기 두 종목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2043억원으로, 증시 전체 공매도 대금의 26.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증시 전체의 대차잔고는 1179억원 증가했는데 LG이노텍과 삼성전기 두 종목의 대차잔고는 4200억원이나 늘어, 공매도 증가와 일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LED 공급과잉에 따른 단가 인하 우려가 공매도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공매도가 급증하면서 관련주들의 주가도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전기는 최근 5일간 9.57%, LG이노텍은 12.20% 급락했다.

두 종목 모두 대차잔고 비중이 11%대로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은 추가하락을 점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이다. 전날기준으로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대차잔고 비중은 각각 11.18%와 11.11%로, 7월말 6.36%와 6.64%에서 크게 늘었다.

실제로 이날도 오후 1시 45분 현재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모두 5%대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LED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다는 분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한화증권은 이날 LED 공급과잉에 대한 이슈는 업체들의 3분기 실적 발표 전후에는 진정될 것이라며 LED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김운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LED 산업의 공급과잉 문제는 삼성전자의 LED TV 재고 증가로부터 촉발됐지만 삼성전자의 LED TV 재고 증가가 LED 시장 전체를 대변한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며 "삼성전자의 재고 증가는 LED TV 점유율 하락 과정에서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판단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LED 시장 공급 부족의 주요인은 사파이어 잉곳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해외 잉곳 주요 생산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보가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어, 2010년 잉곳 생산능력은 전년동기대비 40% 증가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이 잉곳 가격의 상승으로 반영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공급과잉을 논하는 것은 이르다는 설명이다.

대신증권도 전날 LED TV 재고 조정은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반기에도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LED 매출 성장 지속과 수익성 호전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달 중순 이후 TV 수요 회복에 근거한 재고 재구축(restocking) 신호가 나타날 경우, LED업체들의 주가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키움증권도 LCD 산업이 재고 조정을 마무리하고 9월부터 호전되면서 LED도 재차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추가 하락을 염려하기보다는 저점 매수를 고려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