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가격이 단기에 폭등하면서 증시에서는 수혜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농업관련주들이 대표 수혜주로 꼽히지만 곡물가격 인상에 따른 효과로 해운과 비철금속주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라 제기됐다.

애그플레이션이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농산물 값이 오르면서 일반 물가도 함께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상기온으로 밀 생산이 줄어든 데다 러시아가 올해 말까지 곡물 수출을 금지하면서 국제 밀 가격이 최근 급등했다. 옥수수와 보리 등의 국제 가격도 올 들어 30~70% 오르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경농, 조비, 효성오앤비 등 농업관련주들이 증시에서 테마주로 떠오르면서 급등세를 연출했었다. 이날 오후 현재는 이들 종목들이 하락반전하며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증시에서는 철강, 해운 등이 곡물값 급등 수혜주로 점쳐지고 있다.

정지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곡물값 상승은 달러 약세로 인한 위험자산 선호현상의 현상,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기대라는 관점에서 비철금속 가격의 상승 원인과 그 동력원이 같다"는 분석을 내 놨다.

정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헷지와 비철금속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욕구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추세적으로 동(구리)를 중심으로 비철금속의 반등이 지속되고 있고 당분간 원자재, 상품 가격 상승이 큰 방향을 바꿀만한 이슈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려아연, 풍산 등 비철금속 관련주의 주가 상승이 이런 시황을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중국의 물가 압력 우려감과 경기 둔화에 대한 부담감으로 위험 자산 가격이 조정을 받을 경우 철강, 비철금속 업종에 대해 장기적으로 매수 타이밍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제시했다.

IBK투자증권은 밀 가격 급등 수혜주로 해운주를 꼽았다. 이 증권사 박승영 연구원은 "러시아가 올해 말까지 곡물 수출을 금지하면서 국제 밀 가격이 급등했는데 수혜주 발굴의 초점은 러시아의 수출 금지 행위에 맞춰줘야 한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러시아의 밀 수출 중단으로 곡물 수입 거리가 늘어날 것이고 이에 따라 운임이 오르면 국내 해운선사들이 간접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작년 10월 중국이 철광석 수입처를 호주에서 브라질로 변경하면서 BDI가 오르고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이던 것과 유사한 흐름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