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내 증시는 수급주체간 눈치보기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결과가 투자심리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오는 12일 옵션만기일과 금융통화위원회라는 이벤트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부진한 2분기 노동생산성 등의 영향으로 FOMC의 정책금리 동결과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하락 마감했다.

미국 Fed(연방준비제도)는 경기회복세 둔화를 공식 인정하고, 현재 보유한 모기지증권의 만기와 함께 들어오는 현금을 장기물 국채에 재투자하는 부양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0.51% 내린 1만644.25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24%, S&P500 지수의 경우 0.60% 하락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현재 주식시장은 정책관련 이벤트 구간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국내증시가 체력을 다져가고 있는 상황이고 외국인의 수급 이탈 조짐이 보이고 있지 않아 하방경직성이 높다는 평가다.

최근 1800선을 앞두고 코스피 지수는 숨고르기 장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고려하면 이를 주식비중 확대 기회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질기준 한국 GDP(국내총생산)는 이미 장기 추세선을 넘어섰고, 내년 이후 빠르게 확장국면이 전개될 것"이라며 "지금의 경기위치가 회복국면을 지나 확장국면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면 현재의 조정은 주식을 늘릴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라고 진단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빠르면 이달과 다음달 중으로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이 시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대해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7870억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경기부양책(ARRA)에도 불구하고 높은 실업률이 지속되면서 소비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이 가운데 최근 실시된 사전 여론조사 결과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야당인 공화당에게 대패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치적 입지 축소의 부담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가 9조원대까지 높아진 가운데 옵션만기일을 맞아 얼마나 출회될 지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시장에서는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25%로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보다 무게를 두고 있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융투자협회의 '8월 채권시장지표 동향'에 따르면 설문응답자의 74.4%는 이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과 함께 중국 경기가 둔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 역시 투자심리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7월 중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8.1% 증가했으나 6월 증가율(43.9%)보다 다소 낮아졌다.

한경닷컴 김하나·오정민·최성남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