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배전단 본 시민신고로 잡혀…범행 자백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10일 성매매 여성을 살해하고 돈을 훔친 혐의(강도살인)로 공개수배됐다가 검거된 신말석(5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신씨는 이날 오전 0시30분께 중랑구 신내동의 한 노래방에서 친구와 함께 노래를 부르던 중 수배전단을 보고 얼굴을 알아본 시민의 신고로 붙잡혔다.

신씨는 경찰 조사에서 "약 2년 동안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는데 내 마음을 몰라주는 것에 화가 났고, 성매매업소에서 일하는 것도 더는 참을 수 없었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신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3시45분께 속칭 `청량리588'로 불리는 동대문구 전농동의 성매매업소 집결지에서 성매매 여성 박모(31)씨를 살해하고 달아나 공개수배됐다.

경찰 조사결과 신씨는 미리 준비한 허리띠로 박씨의 목을 조르고 나서 박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흉기로 복부를 마구 찌르고 가방을 뒤져 현금 22만원을 훔쳤다.

신씨는 박씨를 살해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준비한 흉기에 손을 베여 현장에 혈흔을 남겼다.

신씨는 당일 오전 박씨를 찾아가 다투고서 오후 2시께 다시 오겠다는 말을 남긴 사실이 파악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신씨는 "약 2년 전 박씨를 처음 알게 됐으며 올해 6월 중순께 좋아하는 감정이 생겨 자주 찾아갔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는 약 10년 전부터 택시기사로 일했으며, 상봉동의 월세 23만원짜리 방을 빌려 생활하면서도 박씨에게 집착해 수입의 대부분을 박씨에게 썼다.

그는 부산과 강릉으로 함께 여행을 다녀오는 등 박씨와 친분을 쌓고 나서 함께 살 것을 제의했으나 박씨가 거절하자 7월 중순께 살인을 결심했다.

신씨는 "이 사람을 죽이고 나도 인생을 끝낼 생각으로 일을 저질렀다.

도망다니는 동안 언제든지 죽을 수 있도록 농약을 품에 넣고 다녔다"고 진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ind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