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8일께 정계복귀를 공식 선언할 전망이다. 손학규계의 한 민주당 의원은 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10일로 예정된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주년 전에 (손 고문이) 정계복귀 입장을 밝히는 게 좋겠다고 의견이 모아졌다"며 "(손 고문이) 일요일쯤 공식 선언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별도로 잡거나 아니면 다른 행사에 참여해서 출마를 발표하는 형식을 두고 내부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전당대회 출마 결정에 앞서 사실상 2년여간의 칩거생활을 공식 정리하는 모양새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정계복귀 후 손 고문은 정세균 전 대표와 정동영 상임고문 등 당내 주요 인사들의 전당대회 출마 과정을 지켜본 뒤 최종 합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계 한 초선 의원은 "손 고문도 '대권주자로 혼자 이미지 관리를 하는 건 너무 이기적이고 당이 어려울 때 살신성인의 자세로 몸을 던지는 게 옳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측근들은 출마결정 시 지난 2년간 강원도 춘천에 칩거하면서 고민했던 결과물들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극화 문제와 남북관계,민주당의 나아갈 방향 등이 핵심 내용으로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손 고문의 전당대회 준비 캠프 좌장으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였던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조직책은 범동교동계의 박양수 전 의원이 각각 맡고 있다. 손 고문은 최근 당내 대의원을 대상으로 한 복수의 당 대표 여론 조사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최소 5%포인트,최대 15%포인트가량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손 고문 측근 중에서는 대권주자로 나서려면 당권 경쟁에 뛰어들어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어 본인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미꾸라지가 노는 물에 용이 오면 안 된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