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의 IT 집중분석] '인터넷 코리아'는 옛말…실리콘밸리 베끼기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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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트위터·징가 등 신생기업이 글로벌 트렌드 주도
'폐쇄형 고집' 한국, 웹2.0서 밀려, 포털 빅3도 '미국스승' 벤치마킹
'폐쇄형 고집' 한국, 웹2.0서 밀려, 포털 빅3도 '미국스승' 벤치마킹
페이스북,트위터,징가,그룹폰,포스퀘어….요즘 미국에서 잘나가는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다. 미국에서만 잘나가는 게 아니다. 세계 인터넷 서비스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설립돼 신생기업이나 다름없다. 2004년 2월 설립된 페이스북이 여섯 살로 나이가 가장 많고 포스퀘어는 지난 3월에야 돌을 넘겼다. 세계는 지금 이 신생기업들을 벤치마킹하느라 정신이 없다.
한때 '인터넷 코리아'를 자부했던 우리나라 인터넷 업계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잘나가는 서비스를 베껴서 내놓기 일쑤다. 자존심은 버린 지 오래다. 누가 먼저 '클론(clone) 서비스'를 내놓아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화두일 뿐이다.
미국 인터넷 붐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사업자인 페이스북이 주도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초기에는 선발주자인 싸이월드(SK커뮤니케이션즈)를 따라 했다. 가상상품을 사고파는 방식이 그렇다. 지금은 싸이월드가 페이스북을 따라 한다. 작년 9월에는 '네이트 앱스토어'라는 게임 플랫폼을 개설했고 연말쯤엔 페이스북 같은 개방형 플랫폼 '넥스트 싸이월드'를 내놓는다. 트위터는 한국에 사무소조차 개설하지 않은 채 50만~100만 가입자를 모았다. 네이버는 미투데이를 인수해 스타 마케팅을 펼치며 트위터와 맞서고 있다. 한때는 트래픽에서 트위터를 앞섰으나 지금은 밀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도 '요즘'이라는 멀티채팅 서비스를 내놓았으나 가입자가 30만명에 불과하다.
소셜게임에서도 한참 뒤처졌다. 한때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고 자부했지만 옛 얘기다. 페이스북에는 그동안 약 30만개 소셜게임이 올려진 반면 네이트 앱스토어에 올려진 소셜게임은 100여개에 그쳤다. 페이스북 게임 중에는 액티브 유저(월 1회 이상 이용자) 1000만명 이상이 12개나 되는데,네이트 앱스토어 최고 게임인 사천성과 햇빛목장은 누적 이용자가 각각 100만명도 안 된다.
위치기반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는 포스퀘어 따라하기가 한창이다. 지난달 KTH(파란)가 '아임IN' 서비스를 시작하자 보름 후에 다음이 '플레이스'를 내놓았다. 아임IN과 플레이스는 포스퀘어를 벤치마킹한 서비스다. 음식점 등에 가서 체크인하고 글을 남기고 이 사실을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친구들에게 알린다. 현재는 아임IN과 플레이스가 포스퀘어를 쫓아가는 판세다.
하나만 더 예를 들자면 소셜쇼핑을 꼽을 수 있다. 소셜쇼핑은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한 공동구매 서비스로 미국에서 뜨고 있다. 대표주자인 그룹폰은 설립된 지 아직 2년도 안 됐는데 기업가치가 13억5000만달러나 된다. 그룹폰이 뜨자 한국에서도 클론 서비스가 20여개 등장했다. 티켓몬스터 위폰 등이 대표적이다.
범위를 넓혀서 보면 다음 로드뷰는 구글 스트리트뷰의 한국판이라고 할 수 있다. 네이버가 내놓은 N드라이브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의 스카이드라이브나 애플의 모바일미를 벤치마킹한 서비스다. 네이트온 메신저를 커뮤니케이션 허브로 키우겠다는 SK커뮤니케이션즈의 구상도 따지고 보면 윈도라이브를 소셜허브로 밀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미국이 인터넷 서비스에서 앞서가는 것은 실리콘 밸리에서 '정보기술(IT) 거품'이 꺼진 뒤 생존 방안으로 개방과 참여와 공유를 표방한 웹2.0이 공감대로 형성됐고,페이스북 트위터 등 개방형 플랫폼이 떴기 때문이다. 한국은 사업자별로 울타리(walled garden)를 치는 폐쇄형 서비스에 치중한 나머지 웹2.0 추세에서 뒤떨어졌다. 아이폰 도입이 2년반이나 늦어진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산업을 활성화하려면 열린 생태계를 조성하고 인재와 자금이 몰리게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통신업체 중간 간부인 김태호씨(@ecolint)는 "열린 생태계 조성"을,엔지니어 최영범씨(@primeboy)는 "적정 대가를 치르는 인터넷 문화"를 선결과제로 꼽았다. 벤처 전문가인 배명현씨(@mhbaeg)는 "벤처기업인 벤처캐피털 정부 등이 함께 노력해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한때 '인터넷 코리아'를 자부했던 우리나라 인터넷 업계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잘나가는 서비스를 베껴서 내놓기 일쑤다. 자존심은 버린 지 오래다. 누가 먼저 '클론(clone) 서비스'를 내놓아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화두일 뿐이다.
미국 인터넷 붐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사업자인 페이스북이 주도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초기에는 선발주자인 싸이월드(SK커뮤니케이션즈)를 따라 했다. 가상상품을 사고파는 방식이 그렇다. 지금은 싸이월드가 페이스북을 따라 한다. 작년 9월에는 '네이트 앱스토어'라는 게임 플랫폼을 개설했고 연말쯤엔 페이스북 같은 개방형 플랫폼 '넥스트 싸이월드'를 내놓는다. 트위터는 한국에 사무소조차 개설하지 않은 채 50만~100만 가입자를 모았다. 네이버는 미투데이를 인수해 스타 마케팅을 펼치며 트위터와 맞서고 있다. 한때는 트래픽에서 트위터를 앞섰으나 지금은 밀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도 '요즘'이라는 멀티채팅 서비스를 내놓았으나 가입자가 30만명에 불과하다.
소셜게임에서도 한참 뒤처졌다. 한때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고 자부했지만 옛 얘기다. 페이스북에는 그동안 약 30만개 소셜게임이 올려진 반면 네이트 앱스토어에 올려진 소셜게임은 100여개에 그쳤다. 페이스북 게임 중에는 액티브 유저(월 1회 이상 이용자) 1000만명 이상이 12개나 되는데,네이트 앱스토어 최고 게임인 사천성과 햇빛목장은 누적 이용자가 각각 100만명도 안 된다.
위치기반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는 포스퀘어 따라하기가 한창이다. 지난달 KTH(파란)가 '아임IN' 서비스를 시작하자 보름 후에 다음이 '플레이스'를 내놓았다. 아임IN과 플레이스는 포스퀘어를 벤치마킹한 서비스다. 음식점 등에 가서 체크인하고 글을 남기고 이 사실을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친구들에게 알린다. 현재는 아임IN과 플레이스가 포스퀘어를 쫓아가는 판세다.
하나만 더 예를 들자면 소셜쇼핑을 꼽을 수 있다. 소셜쇼핑은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한 공동구매 서비스로 미국에서 뜨고 있다. 대표주자인 그룹폰은 설립된 지 아직 2년도 안 됐는데 기업가치가 13억5000만달러나 된다. 그룹폰이 뜨자 한국에서도 클론 서비스가 20여개 등장했다. 티켓몬스터 위폰 등이 대표적이다.
범위를 넓혀서 보면 다음 로드뷰는 구글 스트리트뷰의 한국판이라고 할 수 있다. 네이버가 내놓은 N드라이브 역시 마이크로소프트의 스카이드라이브나 애플의 모바일미를 벤치마킹한 서비스다. 네이트온 메신저를 커뮤니케이션 허브로 키우겠다는 SK커뮤니케이션즈의 구상도 따지고 보면 윈도라이브를 소셜허브로 밀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미국이 인터넷 서비스에서 앞서가는 것은 실리콘 밸리에서 '정보기술(IT) 거품'이 꺼진 뒤 생존 방안으로 개방과 참여와 공유를 표방한 웹2.0이 공감대로 형성됐고,페이스북 트위터 등 개방형 플랫폼이 떴기 때문이다. 한국은 사업자별로 울타리(walled garden)를 치는 폐쇄형 서비스에 치중한 나머지 웹2.0 추세에서 뒤떨어졌다. 아이폰 도입이 2년반이나 늦어진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산업을 활성화하려면 열린 생태계를 조성하고 인재와 자금이 몰리게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통신업체 중간 간부인 김태호씨(@ecolint)는 "열린 생태계 조성"을,엔지니어 최영범씨(@primeboy)는 "적정 대가를 치르는 인터넷 문화"를 선결과제로 꼽았다. 벤처 전문가인 배명현씨(@mhbaeg)는 "벤처기업인 벤처캐피털 정부 등이 함께 노력해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