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국 6개 경제자유구역 내 35개 단위지구에 대해 '지정 해제 검토'를 통보하는 등 강력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전국에 있는 경제자유구역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 부적합 지구로 판정된 35곳을 재검토한다는 공문을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보냈다"며 "조만간 현장 조사를 실시한 뒤 경제자유구역 지정 해제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5일 밝혔다.

지경부는 현장 조사를 하기 위해 오는 16일부터 민간평가단과 지방 경제자유구역청 간 협의를 시작한다. 민간평가단의 실사가 끝난 뒤 종합 의견이 나오면 검토 과정을 거쳐 최종 구조조정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지경부는 △경제자유구역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없는 곳은 지정을 해제하고 △면적이 너무 넓어 개발자가 나타나지 않는 곳은 면적을 줄이고 △용도가 적합하지 않은 곳은 용도를 바꾸고 △3~5년 뒤 투자자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개발을 유예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검토 대상 지구는 △청라지구와 영종하늘도시 등 인천경제자유구역 5개 지구 △두동지구와 마천지구 등 부산 · 진해경제자유구역 10개 지구 △광양지구와 신덕지구 등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3개 지구(7개 단지) △당진 송악지구 등 황해경제자유구역 5개 지구 △대구테크노폴리스 등 대구 · 경북경제자유구역 5개 지구△고군산지구 등 새만금 · 군산경제자유구역 3개 지구 등이다. 이들 지구는 실태 조사에서 중복 지정,지정취지 부적합,장기 미개발 등의 판정을 받았다.

정부가 이 같은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국무총리실이 지난해 경제자유구역을 너무 많이 지정했다고 지적하는 등 여러 곳에서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장기간 개발이 지연돼 재산권을 침해당하고 있다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도 끊이지 않았다. 지경부는 "선택과 집중 원칙에 따라 부적합한 지구는 과감히 구조조정하고 나머지 지구의 조기 개발을 유도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정 해제가 이뤄지면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지자체 등이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장조사를 받게 될 한 경제자유구역 관계자는 "수년간 진행해온 사업을 갑자기 중단시키겠다는 것은 너무 심한 처사"라며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경기를 더 위축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