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계열 하이투자증권이 3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했다. 증자 후 자기자본은 중대형 증권사 수준인 6000억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하이투자증권은 2일 이사회를 열고 3300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증자를 결의했다. 2008년 5월 현대중공업그룹이 CJ투자증권 CJ운용을 인수한 뒤 그해 10월 약 600억원을 증자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증자는 이전보다 5배 이상 큰 규모로 추진되는 만큼 현대중공업그룹의 증권사 육성 의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하이투자증권의 지분 76%를 보유한 현대미포조선이 증자 금액 가운데 2500억원가량을 부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말 기준 하이투자증권의 자본금은 1187억원,자기자본은 2748억원으로 증권사 중 중하위권이다. 이번 증자가 성공할 경우 자본금 4487억원,자기자본 6048억원으로 크게 늘어 업계 중상위권으로 올라서게 된다. 자본금은 대신증권(4348억원),자기자본은 HMC투자증권(5838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관계자는 "회사 인력이나 지점 수 등은 작지 않은 규모지만 과거 투신사 시절 부실을 털어내는 과정에서 자본금과 자기자본이 크게 줄었고 2007년에는 감자까지 실시했다"며 "대규모 증자를 통해 기업금융(IB) 업무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중대형 증권사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상장도 내년께 가시화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자본 확충을 통해 회사 규모를 키운 이후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