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서두르는 기업들] 기준금리 올랐는데 채권금리는 오히려 하락…안전자산 선호현상 뚜렷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국채 5년물 0.12%P 빠져…장기적으론 상승 전망 우세
한국은행이 지난달 정책금리(기준금리)를 인상했으나 채권 금리는 오히려 떨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 매수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향후 경기둔화 우려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금리와 따로 노는 시장금리
한은은 16개월 동안 유지해 왔던 연 2.0%의 기준금리를 지난달 9일 연 2.25%로 인상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에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것은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며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채권시장 지표물인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9일 0.02%포인트,12일 0.01%포인트 올라 상승세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지난달 12일 연 4.53%를 기록한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달 30일엔 연 4.38%로 떨어졌다. 기준금리 인상 전날인 8일과 비교하면 0.12%포인트 낮다.
3년만기 국고채 금리도 비슷한 흐름이다. 지난달 8일 연 3.94%에서 14일 연 3.98%로 올랐지만 이후엔 내림세로 돌아서 현재 연 3.80%를 나타내고 있다. 회사채 금리도 마찬가지다. 3년만기 무보증 회사채(AA-등급)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전 연 4.85%에서 인상 후 연 4.90%까지 올랐으나 지금은 연 4.75%로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외국인 매수 지속
채권금리가 하락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채권금리가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임찬익 한화증권 상무는 "2000년대 들어 기준금리와 3년만기 국고채 금리 간 차이는 0.5~0.7%포인트였는데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엔 1.5%포인트까지 벌어졌다"며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돼 채권금리가 덜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국내 채권을 계속해서 순매수하는 것도 채권 금리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9일부터 29일까지 5조7234억원어치의 국내 채권을 사들였다. 하루 평균 2725억원어치를 매입한 것이다. 올 들어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46조7000여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고 있는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2.4%(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로 시장의 예상치 2.6%를 밑돌았고 유럽은 재정위기,중국은 긴축의 여파로 하반기부터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은 상반기 성장률이 7.6%에 이르렀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가파르지 못해 하반기엔 4%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기둔화는 곧 설비투자와 소비 둔화를 불러와 자금수요를 줄이게 되므로 채권금리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채권금리는 글로벌 경기둔화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방침이 맞서 박스권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경기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물가 부담에 따른 기준금리 추가 인상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채권금리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정책금리와 따로 노는 시장금리
한은은 16개월 동안 유지해 왔던 연 2.0%의 기준금리를 지난달 9일 연 2.25%로 인상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에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것은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며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채권시장 지표물인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9일 0.02%포인트,12일 0.01%포인트 올라 상승세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지난달 12일 연 4.53%를 기록한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달 30일엔 연 4.38%로 떨어졌다. 기준금리 인상 전날인 8일과 비교하면 0.12%포인트 낮다.
3년만기 국고채 금리도 비슷한 흐름이다. 지난달 8일 연 3.94%에서 14일 연 3.98%로 올랐지만 이후엔 내림세로 돌아서 현재 연 3.80%를 나타내고 있다. 회사채 금리도 마찬가지다. 3년만기 무보증 회사채(AA-등급)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전 연 4.85%에서 인상 후 연 4.90%까지 올랐으나 지금은 연 4.75%로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외국인 매수 지속
채권금리가 하락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채권금리가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임찬익 한화증권 상무는 "2000년대 들어 기준금리와 3년만기 국고채 금리 간 차이는 0.5~0.7%포인트였는데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엔 1.5%포인트까지 벌어졌다"며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돼 채권금리가 덜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국내 채권을 계속해서 순매수하는 것도 채권 금리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9일부터 29일까지 5조7234억원어치의 국내 채권을 사들였다. 하루 평균 2725억원어치를 매입한 것이다. 올 들어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46조7000여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고 있는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2.4%(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로 시장의 예상치 2.6%를 밑돌았고 유럽은 재정위기,중국은 긴축의 여파로 하반기부터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은 상반기 성장률이 7.6%에 이르렀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가파르지 못해 하반기엔 4%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기둔화는 곧 설비투자와 소비 둔화를 불러와 자금수요를 줄이게 되므로 채권금리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채권금리는 글로벌 경기둔화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방침이 맞서 박스권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경기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물가 부담에 따른 기준금리 추가 인상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채권금리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