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등재 '하회ㆍ양동마을'] 조선시대 대표적 씨족마을…'살아있는 유산' 세계가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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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등재 보류' 딛고 끝내 성사
양동마을 관광객 1000여명 몰려
양동마을 관광객 1000여명 몰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소식이 전해진 1일 경주 양동마을과 안동 하회마을은 하루종일 잔칫집 분위기였다.
양동마을의 문화유산 해설사 이지휴씨(61)는 이날 국내외 관광객들을 맞이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씨는 "G20 정상회의 때 세계 정상들이 양동마을을 찾을 가능성도 높다"며 "지금부터 세계문화유산에 걸맞도록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회재 이언적 선생의 17대손으로 22년간의 은행원 생활을 접고 노모를 모시기 위해 귀향했다는 그는 "한국어,영어,일본어 각 1명에 불과한 문화전담 해설사 보강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어 전담 문화해설사 정양심씨(35)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양동마을의 온돌과 지붕,제사문화 등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주 감포와 포항 일대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려 양동 마을 일대 도로가 극심한 체증을 겪었다. 학원강사 김진혁씨(33)는 "포항으로 피서여행을 가던 중 라디오를 통해 소식을 듣고 곧바로 양동마을로 행선지를 바꿨다"며 "포항에서 경주까지 2시간 넘게 걸렸지만 세계문화유산을 볼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안동 하회마을에도 이날 아침부터 축하 현수막과 애드벌룬이 내걸렸다. 탈춤공연과 나룻배 체험에 이어 풍물패 공연도 이어졌다. 하회마을은 이날 하루 입장료를 50% 할인하고 선착순 1000명에게 하회탈 목걸이를 나눠주는 등 방문객들과도 기쁨을 나눴다.
◆600년 역사…국보급 문화재 수두룩
하회마을과 양동마을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지난해 조선왕릉 등재에 이은 쾌거다. 유교를 이념으로 한 유 · 무형의 문화와 전통을 고스란히 보존 · 계승해온 '살아있는 유산'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것.두 마을은 조선시대의 대표적 유형인 씨족마을 중에서 역사가 가장 길고 경관도 탁월한 곳이다. 하회마을은 풍산 유씨,양동마을은 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가 모인 씨족마을.장자 상속을 근간으로 유교적 생활공동체를 형성해왔다.
마을의 역사가 600여년에 이르는 만큼 중요한 국보 · 보물 등의 문화재도 많다. 하회마을의 풍산 유씨 종가인 양진당과 서애 유성룡의 생가인 충효당,양동 마을에 있는 이언적의 향단(香壇)과 독락당 · 관가정 · 무첨당 등 건물 6채가 보물이다.
하회마을에 있는 유성룡의 '징비록'(국보 132호)과 양동마을의 금속활자본 '통감속편'(국보 283호),손씨 문중이 소장한 '손소 영정'(보물 1216호),두 마을에서 이뤄지는 전통 방식의 관혼상제,하회마을의 '하회별신굿탈놀이'(중요무형문화재 69호) 등 유 · 무형 문화유산의 보고다.
◆막판 뒤집기로 등재 성공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지난 5월 제출한 평가보고서에서 하회마을과 양동마을의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등재 보류'결정을 내렸다.
등재보류 판정을 받으면 WHC 회의 직전에 등재 신청을 철회하고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게 통례다. 문화재청은 그러나 하회 · 양동마을에 대해서는 ICOMOS의 등재보류 권고에도 불구하고 등재를 계속 추진했다. 평가보고서가 공개되기 전인 지난 4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문화유산 보존활용 전문가와 마을 주민대표까지 모두 참여하는 통합관리 체계인 '역사마을보존협의회'를 구축했다. 또 두 마을의 세계유산 등재 필요성을 담은 홍보자료를 만들어 21개 WHC 위원국에 전달하는 한편 이건무 문화재청장을 수석대표로 한 정부대표단을 파견해 막판까지 위원국 대표들을 설득했다.
◆보존 · 발전 위한 체계적 관리가 관건
WHC는 이날 등재결의안에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두 마을의 지속가능한 보존과 발전을 위해 마을과 주민의 수용 능력을 고려한 관광관리계획을 수립 · 시행할 것 등을 권고했다. 문화재청은 이에 따라 경상북도 등 관련 지자체와 협력해 마을별 중장기 보존관리 전략 수립과 시행을 지원하기로 했다.
안동 · 경주=하인식/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양동마을의 문화유산 해설사 이지휴씨(61)는 이날 국내외 관광객들을 맞이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씨는 "G20 정상회의 때 세계 정상들이 양동마을을 찾을 가능성도 높다"며 "지금부터 세계문화유산에 걸맞도록 인프라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회재 이언적 선생의 17대손으로 22년간의 은행원 생활을 접고 노모를 모시기 위해 귀향했다는 그는 "한국어,영어,일본어 각 1명에 불과한 문화전담 해설사 보강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어 전담 문화해설사 정양심씨(35)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양동마을의 온돌과 지붕,제사문화 등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주 감포와 포항 일대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려 양동 마을 일대 도로가 극심한 체증을 겪었다. 학원강사 김진혁씨(33)는 "포항으로 피서여행을 가던 중 라디오를 통해 소식을 듣고 곧바로 양동마을로 행선지를 바꿨다"며 "포항에서 경주까지 2시간 넘게 걸렸지만 세계문화유산을 볼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안동 하회마을에도 이날 아침부터 축하 현수막과 애드벌룬이 내걸렸다. 탈춤공연과 나룻배 체험에 이어 풍물패 공연도 이어졌다. 하회마을은 이날 하루 입장료를 50% 할인하고 선착순 1000명에게 하회탈 목걸이를 나눠주는 등 방문객들과도 기쁨을 나눴다.
◆600년 역사…국보급 문화재 수두룩
하회마을과 양동마을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지난해 조선왕릉 등재에 이은 쾌거다. 유교를 이념으로 한 유 · 무형의 문화와 전통을 고스란히 보존 · 계승해온 '살아있는 유산'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것.두 마을은 조선시대의 대표적 유형인 씨족마을 중에서 역사가 가장 길고 경관도 탁월한 곳이다. 하회마을은 풍산 유씨,양동마을은 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가 모인 씨족마을.장자 상속을 근간으로 유교적 생활공동체를 형성해왔다.
마을의 역사가 600여년에 이르는 만큼 중요한 국보 · 보물 등의 문화재도 많다. 하회마을의 풍산 유씨 종가인 양진당과 서애 유성룡의 생가인 충효당,양동 마을에 있는 이언적의 향단(香壇)과 독락당 · 관가정 · 무첨당 등 건물 6채가 보물이다.
하회마을에 있는 유성룡의 '징비록'(국보 132호)과 양동마을의 금속활자본 '통감속편'(국보 283호),손씨 문중이 소장한 '손소 영정'(보물 1216호),두 마을에서 이뤄지는 전통 방식의 관혼상제,하회마을의 '하회별신굿탈놀이'(중요무형문화재 69호) 등 유 · 무형 문화유산의 보고다.
◆막판 뒤집기로 등재 성공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지난 5월 제출한 평가보고서에서 하회마을과 양동마을의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등재 보류'결정을 내렸다.
등재보류 판정을 받으면 WHC 회의 직전에 등재 신청을 철회하고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게 통례다. 문화재청은 그러나 하회 · 양동마을에 대해서는 ICOMOS의 등재보류 권고에도 불구하고 등재를 계속 추진했다. 평가보고서가 공개되기 전인 지난 4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문화유산 보존활용 전문가와 마을 주민대표까지 모두 참여하는 통합관리 체계인 '역사마을보존협의회'를 구축했다. 또 두 마을의 세계유산 등재 필요성을 담은 홍보자료를 만들어 21개 WHC 위원국에 전달하는 한편 이건무 문화재청장을 수석대표로 한 정부대표단을 파견해 막판까지 위원국 대표들을 설득했다.
◆보존 · 발전 위한 체계적 관리가 관건
WHC는 이날 등재결의안에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두 마을의 지속가능한 보존과 발전을 위해 마을과 주민의 수용 능력을 고려한 관광관리계획을 수립 · 시행할 것 등을 권고했다. 문화재청은 이에 따라 경상북도 등 관련 지자체와 협력해 마을별 중장기 보존관리 전략 수립과 시행을 지원하기로 했다.
안동 · 경주=하인식/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