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의 교통카드시스템인 'T머니'를 관리 · 운영하는 한국스마트카드(대표 박계현 · 56)가 사업영역을 '교통카드'에서 '유통','모바일' 분야로 넓힌다. 편의점과 극장,PC방 등 소비 · 유통 분야와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소액결제 분야 선두기업으로 올라서겠다는 전략이다.

박계현 대표는 1일 "하루에 800만~900만명이 사용하는 T머니 카드로 유통,모바일 분야 소액결제로 시장을 넓혀 나가겠다"며 "현재 총매출의 10%인 유통,모바일 결제부문 매출을 2015년까지 30%로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스마트카드는 2004년 서울시가 도입한 스마트교통카드 시스템 'T머니' 사업 시행자로 선정된 회사다. 서울 등 수도권 일대와 대전,포항,안동 등 지방도시의 버스카드 결제시스템이 이 회사 작품이다. 지난해 한국스마트카드의 교통카드시스템 이용건수는 하루 평균 3500만건,1년간 113억건에 달했다. 이용자 수는 대략 800만~900만명.최근엔 택시요금 결제용으로도 쓰인다. 서울지역 택시 7만3000대를 포함해 전국 10만여대의 택시에 T머니 결제시스템이 깔려 있다. 수도권의 주요 교통카드시스템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박 대표는 "작년 T머니로 결제한 금액만 4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그러나 교통카드시스템이란 안정적인 수익창출원을 확보하고는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버스의 95%,지하철의 100%에 교통카드 결제망이 깔려 있을 정도로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스마트카드는 작년부터 편의점,극장,PC방 등에서 1만~5만원가량의 소액을 휴대폰을 이용해 결제하는 모바일 T머니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모바일 T머니 가입자는 130만명.올해 말이면 180만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그는 "모바일 T머니는 이용자 입장에선 신용카드로 결제하기엔 금액이 작고 현금을 내기엔 번거로움을 덜고,신용카드사엔 역마진을 내는 3만원 이하 소액결제 서비스를 보완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제창에 휴대폰 번호만 입력하면 되는 온라인 결제서비스도 신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이 회사는 현재 G마켓,11번가,싸이월드,교보문고 등 130개 유료 온라인마켓과 서비스 제휴를 맺은 데 이어 올해 말까지 옥션,CJ몰,예스24 등을 포함,온라인 가맹점 수를 250개로 늘릴 계획이다. 박 대표는 "T머니 하나만 있으면 교통,소비,온라인 결제까지 제공하는 토털 결제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겠다"며 "결제서비스 다양화로 작년 1184억원이던 매출을 올해는 1500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해외시장에도 적극 진출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는 "2008년 100억원 상당의 뉴질랜드 교통카드시스템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앞으로 인도,태국 등 동남아시아와 중동,남미 등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