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게 된 디에고 마라도나(50) 감독이 아르헨티나축구협회(AFC)에 배신당했다고 주장했다.

29일(한국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라도나 감독은 이날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준비해온 발표문을 읽으면서 "카를로스 빌라르도 대표팀 총감독은 나를 배신했고, 훌리오 그론도나 축구협회장은 거짓말을 했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아르헨티나축구협회는 전날 마라도나 감독과 재계약 포기 결정을 발표했는데, 그론도나 회장은 "AFA가 마라도나를 버린 것이 아니다. 그의 대표팀 감독직 사퇴를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해 재계약에 합의하지 못한 것이 마라도나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마라도나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8강에서) 독일에 패하고 나서 협회장이 라커룸에 찾아와 여러 사람이 보는 데서 `지금까지 해온 것에 만족한다. 계속 감독을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데 아르헨티나에 돌아오자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빌라르도 총감독은 우리가 독일전 패배의 슬픔에 빠져 있을 때에도 나를 제거하려고 은밀하게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축구협회는 마라도나에게 코치진을 전원 물갈이를 하면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4년 계약 연장을 하겠다고 제의했으나, 마라도나는 현재의 코치진이 그대로 남아야만 감독직을 계속하겠다고 맞서다 결국 사령탑에서 물러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