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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마을] 난봉꾼 '모던보이'가 가미가제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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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미가제 독고다이 | 김별아 지음 | 해냄 | 363쪽 | 1만2000원
    백정의 자식이라는 과거를 숨긴 채 진주 하씨의 호적을 사 신분을 세탁한 친일 기업가의 아들 하윤식(가와모토 진).고작 열예닐곱 살짜리 고등보통학교 학생이지만 종로의 다방과 기생집,남촌의 카페와 게이샤집을 제집처럼 드나드는 식민지 조선의 '모던 보이'다. '조국'이니 '충성'이니 하는 말과는 거리가 먼 이 청년이 태평양전쟁 말기인 1945년 초 일제의 '가미가제' 자살특공대로 변신한다. 사상가로서 옥살이를 한 형의 여자를 사랑했던 탓일까,아니면 국민총력조선연맹의 핵심 인물로 황국신민화운동을 전개하던 아버지가 전투기 헌납에 발벗고 나섰기 때문일까.

    소설가 김별아씨의 신작 《가미가제 독고다이》는 결코 가벼울 수 없는 일제 식민지 시기를 해학적이고 감칠맛나게 그렸다. 작가는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 듯, 유머 넘치는 문장들 틈에 '뼈'를 잘 숨겼다.

    질시와 핍박을 받던 백정 쇠날이 할아버지와 올매 할머니,그들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나 경성에서 막일과 사채업 등으로 돈을 번 아버지,돈 때문에 무식쟁이 아버지와 결혼해 신여성 흉내를 내는 어머니를 거쳐 '나'와 형에 이르기까지 3대의 인생 역정이 식민지 조선의 사회상을 담아냈다.

    작가는 일본 가미가제 특공대에 포함돼 죽음을 맞이한 10여명의 조선인 조종사들의 존재에서 모티브를 얻어 소설을 구상했다. 2005년 《미실》로 '제1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는 전작 《논개》 《백범》 《열애》와 마찬가지로 역사적인 사실과 인물에 초점을 맞추되 허구의 재미를 한층 키웠다.

    사케 한 잔을 마시고 사쿠라의 환송을 받으며 폭탄을 매단 전투기에 올라탔던 조선인 출신 조종사의 삶이 각자의 욕망을 좇는 식민지 인간 군상 및 이성 간의 사랑과 잘 섞였다. 정색하고 비분강개하며 슬픈 시대상을 말하는 대신 웃다가 한순간 눈물이 핑 돌게 만드는 식이다.

    작가는 "가미가제는 당시 '짧고 빛나는 젊음과 영원한 죽음'이란 의미의 '사쿠라(벚꽃) 정신'으로 포장됐는데 조선인 조종사들은 어땠을까 궁금했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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