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 국회의원 재보선이 한나라당의 완승으로 막을 내리면서 대선주자급 여야 거물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이번 재보선이 `미니 총선' 성격을 띤 데다, 2012년 총선 및 대선을 앞두고 잠재적 대권 주자들의 정치행보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치러졌다는 점에서 7.28 재보선발(發) 후폭풍이 불가피한 탓이다.

한나라당은 6.2 지방선거 참패의 충격에서 벗어나 정국주도권을 되찾는 발판을 마련한 가운데 여권 실세인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화려한 귀환'으로 역학구도 변화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재보선의 가장 큰 `수혜자'는 단연 이 전 위원장이다.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10개월여간 사실상 미국 유배 생활까지 해야 했던 이 전 위원장이 `4선' 타이틀을 달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것.
이 전 위원장은 당 화합 및 국정 추동력 극대화를 위해 앞으로 `낮고 조용한 행보'를 이어갈 방침이지만,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친이(친이명박) 주류 진영내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물론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여권내 영향력이 워낙 커긴 하지만 2선으로 물러나 자원외교, 국익외교에 치중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전 위원장의 역할에 관심이 더 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전 위원장의 복귀로 박근혜 전 대표는 당내 `견제'를 신경 써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전망이다.

그동안 당내 대항마가 부재, `박근혜 중심축'이 공고화되는 모양새였으나, 이 전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친이계의 재결집으로 그 구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그동안 당내 박근혜 전 대표로의 쏠림현상이 있었는데, 판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친이.친박(친박근혜)계의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다.

정몽준 전 대표의 `득실'에 대한 견해는 엇갈린다.

정 전 대표가 대권 행보를 위해서는 친이측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 전 위원장 귀환에 따른 친이계 결속은 불리한 여건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박근혜 중심축'이 흔들리면서 친이내 경쟁을 통해 입지가 약한 정 전 대표의 역할 공간이 넓어질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분위기는 전자에 힘이 실리고 있다.

또한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이 전 위원장의 `세(勢) 대결'을 점치는 일각의 전망도 있다.

하지만 이 전 부의장이 정치 2선 후퇴 입장을 밝혔고, 이 전 위원장 역시 낮은 행보를 예고하고 있어 `이-이(李-李) 권력투쟁'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견해가 주를 이룬다.

기대 이하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민주당의 경우에는 당권 경쟁을 눈 앞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거물급의 득실은 극명하게 갈린다.

정세균 대표의 경우 리더십에 타격을 입으면서 향후 대선 행보에까지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 없다.

공천 잡음 후유증까지 불거지며 비주류의 공격도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당내 비주류연합체인 `쇄신연대'를 주도해온 정동영 고문은 선거 패배를 계기로 당의 쇄신과 변화를 역설하며 비주류 세결집을 시도, 당내 입지 확대를 꾀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정 대표 입장에선 당내 영향력이란 측면에서 정 고문과 '제로섬 게임'이어서 두 사람은 경쟁과 대결의 관계를 지속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 대표와 지지기반이 일부 겹치는 손학규 고문 쪽으로 정 대표측 표가 쏠릴 수 있다는 시각도 일부 있다.

`반사이익'을 얻게 된 손 고문으로서는 2년간의 춘천 칩거 생활을 정리하며 이번 전당대회에 `구원투수'로 나올 명분 확보하는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김범현 기자 hanksong@yna.co.krkbeomh@yna.co.kr